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10일 11시 0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회사채 발행이 전무했던
웅진코웨이(021240)가 작년 9월에 이어 또다시 두번째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재무구조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은 표면적으로는 채무 만기를 늘리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악화된 현금 흐름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채무 만기 구조, 장기로 방향 전환
최근 두 차례에 걸친 회사채 발행을 통해 감지되는 웅진코웨이 재무구조의 가장 큰 변화는 채무 만기의 장기화다. 웅진코웨이는 은행 대출 등으로 단기 차입에만 의존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적극적인 회사채 발행을 통해 채무의 만기를 늘려가고 있다.
| ▲ 출처: 3분기 분기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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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까지 1200억원에 육박했던 웅진코웨이의 단기차입금은 작년 9월 현재 386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유동성 장기부채 역시 같은 기간 12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유동성 장기부채는 장기 차입금 항목 중 만기가 1년 이내인 채무로 실제로는 단기 차입금에 가깝다.
반면 장기 차입금은 3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 특히 작년 9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총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1년이상 장기 채무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이달에 발행된 5000만달러(한화 562억원) 상당의 달러화채권 역시 산업은행과 시중은행들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갚는데 쓰일 예정이다.
차입 구조의 장기화는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 받을만하지만 전체 차입금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 2008년 1678억원을 기록했던 웅진코웨이의 총 차입금은 2009년에 2700억원, 작년 3분기 현재 3383억원을 기록중이다. 특히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면서 순 차입금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 한기평 "지주사의 과중한 재무부담이 결국 자회사 부담으로"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웅진코웨이가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웅진홀딩스(016880)를 대신해 지주회사 역할까지 대신 맡느라 유동성이 부족해 진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작년 3분기까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2218억원. 하지만 투자활동에 2175억원, 재무활동에 62억원을 각각 쓰면서 오히려 20억원이 빠져나갔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었는데, 손에 쥔 현금은 하나도 없었던 셈이다.
시장에서는 투자활동 현금유출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영업을 위해서라기 보다 계열사 지분 취득에 쓰였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작년에 장내 매수를 통해 총 10여차례에 걸쳐 계열사
웅진케미칼(008000) 지분(2350만주, 5% 규모)을 매입했다.
결국 지주사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웅진홀딩스가 해야 할 일을 웅진코웨이가 대신 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됐고, 이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을 늘리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웅진홀딩스의 현금 흐름은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 뿐인데 극동건설 인수로 이미 재무구조가 많이 허약해졌다"며 "실질적으로 웅진코웨이가 그룹을 이끌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웅진홀딩스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101억원 정도. 하지만 이자비용은 4배가 넘는 468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 구조가 크게 부실한 상태다.
신평사에서도 웅진그룹의 이같은 현실을 우려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웅진코웨이의 등급평정 보고서를 통해 "지주회사의 과중한 재무부담은 결국 자회사의 부담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현재 자회사들의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095720)의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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