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정부가 북한의 잇딴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사전에 예고한 대로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 2일 오전 인천 중구 전동 인천기상대 앞에 떨어진 북한 오물 풍선 잔해를 군 장병들이 지뢰 탐지기로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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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진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2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오물풍선은 정상국가로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 도발행위”라며 “국민에게 실제적이고 현저한 위협을 가하면서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예고한대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고,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장 실장은 NSC 상임위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교란,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도발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입장’을 발표해 일련의 도발에 유감을 표하며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표적인 심리적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인 2004년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천안함 피격 도발(2010년)과 지뢰 도발(2015년),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시적으로 재개되기도 했다.
대북 방송은 주로 대한민국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북한 체제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며, 한국 가요를 방송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확성기 재개를 위해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 개정 등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는 장 실장을 비롯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선호 국방부 차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