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순진 위원장 “석탄화력, 하루 빨리 폐쇄해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공동위원장 김부겸 국무총리·윤순진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40% 감축하는 NDC 상향안을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26.3%)를 13.7%포인트나 높인 것이다. 탄중위 관계자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부대의견에 ‘정부는 감축 목표를 40% 이상 되도록 적극 노력한다’는 내용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NDC 상향안이 공개되자,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윤순진 위원장은 “중요한 건 속도”라며 “기후위기에 빨리 대응해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 26)를 앞두고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에 석탄화력 감축 등 탄소중립을 압박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석탄화력을 하루 빨리 폐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8일 탄중위 주관 토론회에서 “감축 목표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약 8년밖에 남지 않은 2030년까지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적용되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힘든 무리한 목표치”라고 논평했다.
비용 부담 문제도 우려되는 점이다. 탄중위는 이번 NDC 상향안에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시니어전문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면 2050년까지 설비투자비가 약 1400조원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 비용은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우려가 크다.
산업계는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을 호소했다. 양찬희 중소기업중앙회 혁신본부장은 “중소기업의 가장 큰 걱정은 전기요금,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라고 “전기요금이 3배 오르면 제조원가도 3배 오르는데 이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종수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용 상승이 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고용노동부 없이 만든 NDC 상향안…고용쇼크 우려
노조 측에서는 고용쇼크 우려가 크다.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산업계 전환이 이뤄질 경우 일자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대책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전환의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노동자들에 대한 철저한 보호 대책과 안전망이 두루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발표한 NDC 상향안을 검토한 관계부처에는 고용노동부조차 포함되지도 않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이 필요하지만 무리하고 급격하게 추진하면 저항이 커질 것”이라며 “기업·소비자 부담까지 전반적으로 검토해 탄소중립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