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美입국 난민 4만5000명으로 축소…역대 최소 인원

27일 美상원에 전달 예정…시민·기독단체 반발
  • 등록 2017-09-27 오전 9:08:14

    수정 2017-09-27 오전 9:08: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난민 입국 인원을 4만5000명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98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그동안 단 한 차례도 6만7000명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협의해 2018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달 1일까지 연간 난민 입국 쿼터를 확정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 당국은 27일 미 상원에 난민 입국 상한선을 4만5000명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해 설정한 2017회계연도(지난해 10월~올해 9월) 난민 입국 쿼터 11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매년 평균 9만4000명 수준의 난민 입국 쿼터를 설정해왔다. 역대 최저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하던 1986년의 6만7000명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쿼터 축소는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 폐지 등 잇단 국수주의적 정책들과 궤를 같이 한다. 상한이 대폭 낮아진 데에는 반이민 강경파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백악관과 국토안보부, 국무부, 국방부 등 주요 부처가 가진 회의에서 밀러 고문은 테러 위험 등을 근거로 입국 허용 인원을 1만5000명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4만명을 상한으로 제시했다. 반면 국방부와 국무부, 유엔 관료 등은 급격한 축소에 반대하며 최소 5만명의 쿼터를 권고했다.

난민 재정착 지원 등을 위한 시민단체와 기독교 단체들은 “오늘 미국의 위대한 유산과 난민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면서 “미국의 가치관에 반하는 것은 물론, 미국 교회 및 공동체들의 관용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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