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18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에서 제4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보통주와 우선주 7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또한 주주들은 이날 현 회장 사임 및 신임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감자 결정에 따라 현대상선의 보통주 1억 9670만 7656주와 우선주 1114만 7143주는 7대1 비율로 감자된다. 자본금은 1조 2124억 8600만원에서 감자 후 1732억 1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신주는 오는 5월 6일 상장된다. 현대상선의 자본잠식률 50%인 상태가 2년 연속 발생하면 상장폐지 요건이 되기 때문에 재무구조를 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조 768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을 기록했다. 비지배 지분을 제외한 자본총계 대비 자본금 비율이 20.2%로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다.
이날 의장으로 나선 이 사장은 안건 의결에 앞서 “결손을 보존하기 위한 주식 병합이라는 아픔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 오늘 주주들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2015년 연말기준 79.8%에 달하는 자본잠식률을 해소할 수 없다. 2017년 상장폐지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염두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감자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 의사도 나왔다. 기업 재무구조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져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주 지분 9.9%를 보유한 현대중공업(009540)은 기권을 표명했고 4.6%를 보유한 현대건설(000720)은 주총에 앞서 감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반대의사를 표명한 총 주식수는 1250여 만주(약 12%)에 달했다.
아울러 이날부로 현 회장이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김명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상무가 물러나고,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와 김정범 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 전무가 신임 사내이사로 올랐다. 나머지 이사들에 대한 변동사항은 없다.
현대상선 측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예외 없는 동참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주식병합을 수용하는 상생의 결단을 내려줬다”며 “주식병합 건이 통과됨으로써 경영정상화 작업은 제 궤도에 오르게 됐으며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한 회사 측은 “이번 주식 병합 건으로 용선료협상, 채무조정, 자율협약, 현대증권 자산 매각 등 현대상선의 자구안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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