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부품사 '새판짜기'.. 환율·품질 대응

현대차 美공장, 한라공조서 덴소로 납품처 교체
품질 경쟁력에 원가절감 '일석이조' 기대
  • 등록 2013-01-07 오전 11:09:40

    수정 2013-01-07 오후 1:38: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부품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생산거점의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환율변동에 따른 원가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취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전세계 사업장별로 부품 공급처를 품질과 단가별로 재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수시로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직접적인 단가 인하 요구는 아니지만 작년말부터 (현대·기아차의) 품질수준에 대한 요구가 부쩍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연산 36만대 생산규모의 현대차(005380)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신형 쏘나타의 공조시스템 납품처를 한라공조(018880)에서 일본 덴소로 바꾸기로 했다. 공급라인의 본격 교체는 오는 2014년부터 이뤄진다.

이는 원화가치가 높아지는 반면 엔화가치는 하락 추세여서 원가 절감을 위해 한국 기업 대신 일본 협력사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라공조와 덴소 모두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는 있으나 핵심 부품의 경우 본사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환율이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덴소는 연매출이 약 37조원에 달하는 일본애 1위이자 세계 2위의 자동차 부품그룹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를 비롯한 유럽·중국·인도·터키·러시아 전 사업장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부품수급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대대적인 부품 공급처의 교체 움직임은 없지만 부품 협력사의 품질과 단가 등에서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3개의 부품사에 교차 납품토록 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 새로운 납품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수년새 부쩍 늘어난 한·일 자동차 업계간 교류를 꼽을 수 있다. 일본 완성차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후 부품 수급처 다변화를 꾀하며 한국 부품사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일본 부품사 역시 늘어난 한국 완성차 시장의 공급 확대를 노리고 있다.

2010년 이후 한라공조-마쓰다·닛산(공조시스템), 현대모비스(012330)-미쓰비시·스바루(램프제품), S&T모티브(064960)-다이하쓰(현가제품) 등 잇따른 공급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반대로 일본 덴소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작년말부터 4000억원을 투입해 국내에 5·6번째 전자부품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 대형 부품사 관계자는 “완성차의 부품 수급을 다변화 추세로 특정 완성차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품업체들도 중·장기 성장을 위해선 납품처 다변화가 필요한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의 부품 수급처 다변화 추세와 환율 등 외부 영향으로 한일 양국간 자동차부품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일본 스즈키 본사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기술 전시회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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