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질주하는 中 현대차, 너 안에 나 있다"

中 현대모비스 공장, `불량률 제로(0)` 도전
中현대차 경쟁력 뒷받침
가동률 102%…주야 2교대 24시간 `풀가동`
  • 등록 2009-08-25 오전 11:21:18

    수정 2009-08-25 오전 11:21:18

[베이징=이데일리 김종수기자] "지난해 1월 중국 남부지역에 폭설이 쏟아졌어요. 도로가 끊기고 차량 운행이 통제됐습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순 없었어요.  이 지역에서 납품받는 조그만 부품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했습니다. 생산라인이 멈춰 고객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현대모비스(012330)의 중국법인인 베이징모비스 장국환 총경리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005380)를 세계적 `명품` 반열에 올려놓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승용차로 약 20여분을 달리면 베이징모비스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문에 붙어있는 `품질최가최고추구(品質最佳最高追求)`라는 문구. 

최고·최상의 품질을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베이징모비스는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되는 모든 부품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수 라인·반을 포상하는 `유동홍기(流動紅旗)` 제도와 프로젝트별 책임매니저(PM) 제도 등도 최고의 품질을 위한 장치들이다. 
 
                   <베이징모비스 현황>



 
 
 
 
 
 
 
 
 
 
 
 
 
 
베이징모비스는 1·2 모듈공장과 사출 및 도장공장, 부품 창고 등으로 나뉘어 있다.

우선 모듈 1공장은 지난 2002년 약 8만2000㎡(총 2만47000평)의 대지 위에 설립됐다. 베르나, 투싼, NF쏘나타 등 현대차의 중국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에서 생산되는 주요차종의 핵심모듈을 연간 30만대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약 9만3000㎡(총 2만8000평)의 부지위에 건설된 모듈 2공장 역시 연 3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형 아반떼 `위에둥`의 프런트엔드모듈·운전석모듈·섀시모듈을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베이징모비스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쾌속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의 핵심 모듈 부품을 양산하고 있다. 

공장 1층으로 들어서자 베이징모비스에서 생산하는 모듈과 인판넬, 범퍼 등 주요부품이 전시돼 있었다. 베이징모비스는 불과 1㎞ 남짓 떨어진 베이징현대에 이들 핵심부품을 납품, 완성차에 장착하게 된다.

두 회사가 지근거리에 있다보니,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생산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베이징모비스 생산직 근로자들이 완성차에 적용될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베이징모비스 모듈 2공장에서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앙상한 쇠뼈대가 여러 공정을 거치고 나니, 어느새 `위에둥` 운전석 모듈로 탈바꿈한다. 핸들에 오디오 계기판까지, 처음 본 사람은 오히려 `위에둥`에서 운전대만 따로 분리해 냈다고 착각할 정도다.

공장 천정에 붙은 생산현황판에는 계획수량 199대에 완성수량 204대로, 무려 102%의 가동율을 나타내고 있었다.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야 2교대로 24시간 풀가동중이다.

사정이 이러니, 일이 힘들 법도 하다. 그러나 직원들의 표정은 밝다.
 
입사 5년차인 산덕레씨(27)는 "요즘 일거리가 없어 휴업하는 공장이 많다"면서 "일이 조금 힘들어도 힘을 내야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베이징모비스는 또다른 나의 집"이라고 소개한 뒤 "이 곳이 더욱 건전하게 발전해 우리 직원들이 오래도록 함께 근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모듈 2공장에는 바코드 시스템, 에코스 시스템·모니터링 시스템·식별등 시스템 등 다양한 품질강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었다.  

우선 바코드 시스템은 완성차 생산라인에서 수신된 차량정보가 모듈부품 조립라인에 도달해 부품이 조립 및 장착될 때, 모델에 맞게 정해진 부품이 제대로 장착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시스템이다.

또 에코스 시스템은 현대모비스가 국내 IT업체와 합작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스템이다. 이는 제품 전체를 분해하지 않고 운전석모듈에 들어가는 시트벨트·에어백·주차브레이크·배터리 경고등 등 전장품의 작동 유무를 점검할 수 있는 장치다.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우 육안으로는 구분이 가능하지만 혼동 가능성이 큰 이종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에 모니터를 설치, 모듈의 서열정보에 따라 해당 공정에서 이종부품을 구분하는 방법을 일일이 지시해준다.

식별등 시스템은 이종부품의 사양에 따라 적재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식별등을 부착, 공정에 투입되는 모듈의 서열정보에 따라 조립돼야 할 부품의 식별등이 깜박이도록 해 작업자의 혼동을 막아주는 시스템이다.

품질관리2부 임해붕 반장(28)은 "지난 2003년 입사 이후 자동차부품의 품질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업무를 맡고 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장관리능력을 더 키우면서 더욱 좋은 품질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모비스 품질보증시스템>



 
 
 
 
 
모듈 2공장 인근에는 변속기를 생산하는 베이징변속기와 범퍼·인패널 등 플라스틱 사출품을 생산하는 베이징모비스중차가 위치하고 있다. 모듈부품의 적기공급을 위한 최상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중 베이징변속기에서 생산, 모듈 2공장에 납품되는 신소형 변속기는 변속감과 내구성을 높이는 한편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수동변속기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현대모비스 베이징법인 총괄인 김태동 전무는 "현재 중국은 물론 해외 메이커들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부품 수출을 추진중"이라며 "특히 램프, 에어백 등 핵심부품의 수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000270)는 물론 전세계 완성차 메이커의 납품기지로서의 현대모비스가 큰 역할을 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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