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삼보컴 "인텔과 전략적 협력..리베이트 없었다"

"인텔 마케팅펀드서 지원받아..AMD 의도적 배제 안해"
PC업계 "통상적 펀드지원..수요많은 인텔 선호할 수 밖에"
  • 등록 2008-06-05 오후 12:28:27

    수정 2008-06-05 오후 1:36:05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AMD 제품을 배제하는 대신 인텔 CPU(중앙처리장치)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내 PC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음성적인 `뒷돈`을 받은 게 아니라 산업계에서 일반화된 마케팅펀드로부터 지원받았을 뿐이며, 이는 시장 수요가 많은 인텔 CPU 탑재 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는 논리다.

5일 공정위가 이같은 혐의로 인텔에 26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과징금을 매긴데 대해 리베이트 상대로 지목된 삼성전자(005930)와 삼보컴퓨터는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인텔에서 지원받은 자금은 리베이트가 아니라 IT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마케팅펀드로부터의 지원자금일 뿐"이라며 AMD 제품 구매를 의도적으로 배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보컴퓨터 역시 "공정위 조사대로 지난 2003~2004년에 AMD 제품보다 인텔 제품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AMD 제품을 의도적으로 줄인 게 아니라 마케팅 차원에서 전략적 파트너였던 인텔 제품을 늘린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측은 "당시 홈쇼핑시장이 커지고 있어서 이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 삼보와 인텔이 협력차원에서 손을 잡았다"며 "인텔은 `인텔 인사이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케팅 펀드에서 마케팅 비용을 지원했고 우리는 이를 활용해 인텔 CPU 탑재제품을 런칭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삼보와 인텔간의 관계이지, 인텔과 AMD간의 경쟁관계와는 상관이 없다"며 "삼보는 현재 국내사들 중 AMD 비중이 가장 높은데, 과거에 그렇게 배타적이었다면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현재 삼보컴퓨터는 보급형 노트북과 PC방용 제품을 대부분 AMD 제품으로 쓰고 있다.

한편 이번 공정위 조치에 대해 타 PC 제조업체들에서도 `시장논리`를 무시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 PC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AMD 제품보다 인텔 제품을 주로 찾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인텔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그에 맞춰 인텔도 합법적 마케팅 지원을 해주는 것이며 이는 전세게적으로 공정하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PC시장은 크게 흔들릴 것 같지 않다"며 "현재 국내에서 AMD CPU 탑재 PC 수요가 별로 없어 전체시장에서 5%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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