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계열사 사장을 대거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책임있는 결재권을 통한 시스템경영 체제를 갖췄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영업담당 임원들을 승진발령 내, 내년도 경영화두로 꼽은 '해외영업강화'에 힘을 실어줬다.
◇정몽구 회장 아래 14명 부회장단
기존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단은 박정인·김동진·설영흥 현대차 부회장, 김익환 기아차 부회장, 이여성 현대로템 부회장,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 김평기 위아 부회장, 윤명중 글로비스 부회장, 이전갑 현대파워텍 부회장, 한규환 현대모비스 부회장 등 10명이다.
여기에 이번 인사에서 이정대·서병기 현대차 부회장,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김창희 엠코 부회장 등 4명이 추가되면서 주요 계열사가 부회장 체제를 이루며 책임경영을 하게 됐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박정인 부회장이 현대차·기아차 및 그룹업무를 총괄담당한다. 김동진 부회장은 현대차 총괄역할을, 김익환 부회장이 기아차 총괄역할을 맡는 구도 아래 주요 사업부별 부회장 체제가 만들어졌다. 설영흥 부회장은 중국담당을, 서병기 부회장은 품질담당을, 이정대 부회장은 재경담당 시스템을 갖췄다.
또 정몽구 회장이 강조했던 구매시스템 개선에서 역할을 수행한 김승년 현대차 구매담당 부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발탁됐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보면 타기업과 달리 명예직 부회장이 아닌 실무형 부회장이 대거 등장했다"면서 "이는 결재라인을 사장급으로 부회장으로 올려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최근 해외판매 부진에 빠졌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중국시장에서 판매 2위를 달리다가 올해 11위까지 추락했다. 경쟁사들의 가격인하 움직임에도 뒤늦게 대응해 판매가 더욱 부진했다. 미국시장에서는 주력 차종인 쏘나타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나자 앨라배마 공장이 생산량을 감축하기도 했다.
이윽고 현대차는 올해 미국과 중국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올해 중국시장 판매 목표를 31만대에서 26만대로, 미국시장 판매 목표도 55만대에서 51만대로 수정했다.
그러나 이같이 하향 조정한 실적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차 중국 판매는 11월까지 전년대비 20.4% 나 감소한 20만7205대에 그쳤다. 미국 판매도 11월까지 42만522대에 그쳐 12월 한 달 안에 수정된 목표 달성이 힘든 상황이다.
기아차 중국 판매도 전년대비 26.4%나 감소한 7만6640대에 머물렀다. 기아차 미국 판매는 11월까지 전년 대비 6.5% 늘어난 28만1405대를 기록했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내년도 경영화두를 '해외영업강화'로 잡았다.
지금까지는 생산중심의 경영활동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판매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생산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판매가 되지 않는 차는 재고로 쌓여 결국 이익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해외영업담당 임원을 전진 배치시키며 글로벌 판매 및 품질역량 강화의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최재국 해외영업담당 사장 밑에 기아차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던 김용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포진시켰다. 이어 해외영업담당 김종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워싱턴사무소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던 신현규 전무도 부사장으로 올렸다. 국내영업본부 판매사업부장이던 김충호 전무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됐다.
기아차의 경우도 상무·이사급 해외영업담당 임원을 대거 승진시키며, 판매강화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내년도 경영화두는 해외영업강화를 통한 판매증대"라면서 "내년초 인도공장과 중국2공장이 완공되면 대부분의 해외공장이 정상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공장가동에 따른 판매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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