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랜드로버 절반은 수리를 받으러 가는 중이고 또 다른 절반은 수리를 받고 나오는 중”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 지경이다.
랜드로버 차주가 공통적으로 내뱉는 불만은 후방카메라, 스마트키, 인포테이먼트 모니터, 블루투스, 후방센서 등의 작동 이상이다. 심한 경우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랜드로버코리아는 ‘디젤엔진 크랭크축 소착 결함으로 인한 시동꺼짐 현상’에 대한 1만6000여대에 달하는 리콜을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다. 대상 차량은 2010년 1월 11일부터 2016년 3월 5일까지 생산된 재규어 XF 1369대, 2010년 3월 25일부터 2016년 8월 31일까지 생산된 재규어 XJ 1630대, 2009년 9월 8일부터 2016년 9월 15일까지 생산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8471대, 2012년 6월 15일부터 2015년 9월 16일까지 생산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205대, 2009년 4월 27일부터 2016년 10월 25일까지 생산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4347대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운행하는 한 오너는 주행 중 엔진이 꺼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주행 중 세 차례나 엔진이 꺼져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지만 명확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자동차는 사람이 설계하고 조립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100% 완벽할 수는 없다. 문제가 발생한 이후 처리가 중요하다. 적극적인 사후 처리와 대처가 있었다면 랜드로버는 이런 고객 불만이 쌓이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SUV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했다. 수입차 업계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 달성은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폭스바겐 등을 제외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수리 지연과 불만에 대해 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랜드로버 차량들이 예상보다 높은 판매를 보여 현재 서비스센터로 감당이 안 돼 적극 확충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레인지로버의 별칭은 단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잦은 결함으로 프리미엄 SUV라는 브랜드 명성에 오점이 남고 있다. 한국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확실한 사후서비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