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가 부진한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고꾸라지고 있지만,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것)’는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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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5572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10조6472억원, 코스닥에서 9조9100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오히려 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주(14~18일) 전주 대비 3.35%(86.76포인트) 하락한 2504.50에 마감하면서 2500선을 위협하고, 코스닥은 3.82%(34.88포인트) 내린 877.32에 장을 마쳤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같은 기간 875억원 늘었다.
특히 빚투 자금은 2차전지에 쏠린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체 시장의 신용거래융자잔고액 1위는
POSCO홀딩스(005490)(747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포스코퓨처엠(003670)(4030억원)이 차지했다. 코스닥의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
에코프로(086520)는 각각 4위, 5위, 7위를 기록하며 순위권에 올랐다.
국내 증시에 불어온 2차전지 ‘광풍’에 빚투도 보조를 맞추면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초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조~16조 수준에 불과했지만, 2차전지 광풍이 불어닥친 지난 4월 2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차전지가 주춤하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줄어 18조~19조원대를 오갔다. 그러다 지난 7월 25일 다시 20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에코프로(086520)가 황제주(1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에 오르고 7월 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대거 포진하는 등 2차전지 강세가 나타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