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편에선 이태원 클럽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이어지면서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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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사용하는 손님에…시장 상인들은 ‘분주’
소상공인들의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돕고자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각 동네의 주말을 바꿔 놓았다. 전통시장 내 가게들과 동네 식당, 미용실 등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란 문구가 내걸렸고, 주말을 맞아 집 밖 쇼핑을 나선 이들도 마트 대신 전통시장으로 향했다.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썰렁했던 시장 모습과는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시내 여러 전통시장엔 장을 보러 나온 시민으로 북적였다. 평소 전통시장을 찾지 않다가 지원금을 이용하고자 오랜만에 시장에 온 이들도 있었다. 박모(31)씨는 “보통 인터넷으로 장을 보는 편인데, 오늘은 정부 지원금을 쓰러 시장에 나왔다”며 “평소 (시장이) 친절하지 않고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단 괜찮았다”고 말했다.
시장 내 상점 대부분이 분주하게 손님을 맞고 있는 중에서도 특히 정육점 등 시장 내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대 상품을 파는 가게들엔 더욱 손님이 몰렸다. 동작구의 한 정육점 사장 최모(38)씨는 “제로페이로 정부 지원금을 이용하시는 분이 많아서 가게 앞에 QR코드를 여러 개 붙여 놨다”면서 “특히 한우 등 비교적 비싼 품목을 찾는 손님이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정부 지원금 뿐만 아니라 앞서 10~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지역사랑상품권도 동네의 활기에 힘을 보탰다. 동작구 빵집에서 일하는 최모(32)씨는 “지난달부터 제로페이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늘었는데, 정부 지원금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이 10~20%가량 올랐다”며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에겐 서비스 빵 지급 등 현금과 같은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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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미용실도 ‘방긋’…한편에선 “집단 감염 걱정”
서대문구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50대 선우주씨는 “(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2주 전부터 매출이 30% 올랐다”며 “손님 대부분이 지원금으로 안경 값을 결제하는데, 안경을 맞추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다 보니 ‘이때다’ 싶어 바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용실 원장 이미영(45)씨도 “염색이나 파마, 머릿결 관리 등 비교적 비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실제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시장 상인 등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정부 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13일이 포함된 5월 둘째 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과 똑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매출이 급감했던 소상공인 매출이 정부 지원금을 계기로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 사태가 정부 지원금으로 열린 소비자 지갑을 다시 닫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정부 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했을 땐 매출이 잠시 늘었지만, 갑자기 지난주부터 손님이 또 끊겼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 기대했는데 다시 매출이 줄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92.6%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2171만 가구 중 2010만 가구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으며, 이들 가구엔 총 12조 6798억원이 지급됐다.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은 다음 달 5일까지만 신청할 수 있고 주민센터 등을 통한 신청은 그 이후에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