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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적자 “나야, 나”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기호순)는 이날 전북 전주 오펠리스웨딩홀에서 열린 ‘전북도당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와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광주광역시당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잇따라 참석해 호남의 적통은 자신임을 앞다퉈 강조했다.
광주 출신 김 후보는 “광주처럼 살았고 호남 정신을 실천하며 살았다”고 출신 지역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후보는 더민주 당권 주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다.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서 호남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온 김상곤”이라고 스스로 호남 적자임을 자인했다.
추 후보는 “민주종가의 맏며느리 추미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구 출신인 추 후보는 정읍 출신 남편의 고향을 따라 ‘호남 며느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이곳 전주에 판사로 전근 와서 아들을 낳고 호적을 전북으로 했다”고 호남과의 인연을 알렸다.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남에 연고가 없는 이 후보는 “이번 당대표 선거는 호남의 아들, 호남의 며느리를 뽑는 것이 아니다”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호남에 산재한 반문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이날 연설에 나선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나란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면서 “호남의 지지가 없으면 정권 교체도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의당에 빼앗긴 호남 민심 탈환은 더민주의 필수 과제다. 지금껏 더민주가 배출한 두 번의 정권은 모두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 때문에 가능했다.
다만 제안한 방법론은 다소 달랐다. 김 후보는 “왜 호남이 더민주에 등을 돌렸는지 이유를 안다”며 “더민주에 호남 여론을 제대로 반영시키겠다”고 유일 호남 출신 후보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호남홀대론’ 같은 말이 다시는 안 나오게 할 것”이라고 비호남 후보인 추 후보와 이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 평가 절하 한 목소리
전남 곡성 출신으로 새누리당 최초의 호남 당대표에 오른 이정현 신임 대표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축소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추 후보는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호남 유권자의 표 가운데 20%를 우리 쪽으로 가져오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은 호남 정신은 말하지 않고 호남 표심만 얻어가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조차 호남 출신 이정현을 당대표로 뽑았다”며 호남 대세론을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호남사람이긴 하지만 광주, 호남 정신과 거리있는 사람”이라며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영남 새누리당이 호남 대표 선출한 것은 새누리당이 호남의 전략적 지혜를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며 “한차원 더 높은 전략적 선택 발휘해서 새누리가 따라오지 못할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