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아사드 우마르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임란 칸 총리가 지난 9월 말 IMF와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상은 이번주 발리에서 시작돼 6~8주 안에 회담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지난 7월 크리켓 선수 출신인 임란 칸 총리가 당선되며 두번째 민주정부 수립에 성공했다. 그러나 외채에 기반한 경제 성장은 파키스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우마르 재무장관은 “우리는 지난 회계연도에 목표보다 2.5%가량 큰 재정적자를 겪었고 경상수지 적자는 20억달러에 달한다”며 “현재로서는 지속가능한 경제가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1년 전 139억달러에서 연말까지 수입대금을 간신히 치를 만한 수준인 84억달러로 급감했다.
그러나 IMF의 최대 주주인 미국은 IMF 기금이 중국으로 우회해서 흘러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IMF 구제금융 자금이 중국에 진 빚을 갚는데 쓰여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후 파스크탄 상공회소는 지난달 FT에 중국과 합의한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주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의 석유 수입대금 지불 연기 요청을 거부한 뒤 IMF 구제금융 신청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대신 사우디는 CPEC의 일환으로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 그와다르 정유공장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파키스탄 관리는 “사우디의 현재 최우선 관심사는 투자”라면서 “그와다르 정유공장 투자가 합의됐고 사우디는 현재 다른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