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논란 뒤 한중 경제장관회담도 '급랭'

한중 경제장관 회담, 7월 이어 8월에도 진전 없어
삼성·LG 배터리, 통상 협조요청에도 中 답변 없어
사드발표 전 3월 회담 때와 분위기 급변
  • 등록 2016-08-07 오후 2:26:35

    수정 2016-08-07 오후 2:26:35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결정 이후 한중 경제장관 회담도 급속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대중(對中) 수출업계의 곤혹스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예전과 달 정부 간 회담은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형환 장관은 지난 4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 관련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가오 후청(高虎城) 상무부 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지만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양국은 ‘한중FTA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행 방안과 한중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 등 경제협력 방안 논의’, ‘한중 산업협력단지, 제3국 공동진출, 투자협력기금 등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성과사업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 등의 내용만 회담 결과로 내놓았다.

중국으로의 수출 길이 막힌 삼성SDI(006400)·LG화학(051910)의 삼원계 배터리 문제, 8월 심의예정인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등 배터리 현안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상용복수비자 발급 요건 강화, 수출 물품의 통관 지연, 중국 여행객들의 방한 계획 취소, 한류 스타들의 팬미팅 중단 등 최근 불거진 현안에 대한 진전된 논의도 없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약 30분간 삼성SDI·LG화학의 배터리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중국 측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경제·통상 현안을 얘기하면서 ‘이것 좀 챙겨달라’고 얘기하더라도 중국 측은 일일이 (답변)하지는 않았다”며 “일반적인 얘기를 했을 뿐 뭔가 깊게 (우리 쪽에) 희망적인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월 분위기와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 3월 먀오웨이 공업신식화부 부장은 주 장관과 만나 △4월까지 LG화학, 삼성 SDI 등이 참여한 안전성 평가 △보조금 지급 재개여부 신속 결정 등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8일 사드 배치 결정이 발표된 이후 열린 7월·8월 경제장관회담에선 잇따라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측이 공식적으로 사드와 경제현안을 연관짓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무역보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만나서 얘기하면서 대화의 창구를 열어 놓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당장 결론을 내리기에는 회담 시간이 짧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관섭 1차관은 지난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드의 파장을) 미리 예단해서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소상하게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4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세안+3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가오 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다.(사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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