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대표적으로 꼽는 사건은 취임 2년째인 1994년 12월 연말 정부 조직개편에서 1948년 만들어진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확대·개편한 일이다.
국가정보화를 선도할 전담부처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1980년 대도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 때 오랜 숙원이 성사됐고, 세계 일류 IT강국으로 부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 원로는 “김 대통령이 국가 발전과 정보통신의 역할, 미래 사회의 유망직업, 정보통신이 국가사회에 미치는 영향 같은 데 공감하면서 체신부는 정통부로 확대됐다”며 “다른 부처들과는 다른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 대통령은 1993년 2월 취임한 뒤 그해 4월 행정쇄신위원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부처 줄이기에 나섰는데, 유독 정보통신부만 확대된 걸 두고 하는 얘기다.
이후 상공자원부는 통상정책을 강화한 통상산업부로 바꾸고, 중소기업청과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을 신설했지만 정보화에 대한 남다른 의지로 정보통신부를 만든 것은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당시 정통부 역할은 ▲국가사회 정보화 정책의 수립 및 종합 조정▲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구축 및 정보 보호▲통신사업자 허가 육성▲전파 방송에 관한 정책의 수립 및 관리▲우편·우체국 금융 사업에 관한 정책의 수립 추진 등이었다.
정통부 출범은 김영삼 대통령 재임기간(1993년 2월~1998년 2월)동안 1995년 무궁화 1호 위성 발사, 1996년 세계최초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상용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ICT강국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당시 IPTV같은 융합서비스로 인한 불가피성은 있었지만, ICT 정책의 분산이 우리나라 ICT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컸다.
때문에 2013년 2월 취임한 박근혜 정부는 ICT과 과학기술 정책을 모아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고, 방통위에는 통신 사후 규제와 지상파 방송, 보도채널 등의 규제·정책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