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서영지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도 결국 따라갔다. 지난해 10월말 처음 등장한 이마트의 `반값 TV`를 두고 품질 문제를 거론하면서 혹평했지만, 저가형 TV 시장이 커지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가격을 대폭 낮춘 TV 출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가격 거품을 뺀 보급형 30인치대 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50만~60만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지난해 10월 49만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던 LED TV. 당시 `반값 TV` 돌풍을 일으키며 며칠 만에 준비했던 5000대가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은 저가형 TV를 준비 중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장이 있으면 어디라도 가야한다"고 답했다.
윤 사장은 "나중에 보라. 시장에서 보면 안다"고 언급해 유통업체의 반값TV에 대응할 수 있는 저가형 TV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LG전자도 보급형 저가형 TV 출시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한 보급형 LCD TV를 개발 중"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0인치대 저가형 LED TV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과 LG의 32인치 LED TV는 70만원 후반대. 따라서 이보다 20~30%가량 가격이 저렴한 50만원 후반~60만원 초반 가격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의 반값 TV가 처음 돌풍을 일으켰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고 나면 후회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하지만 반값 TV의 폭발적인 인기로 국내 30인치대 TV 시장 자체가 커지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전유통점 하이마트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2인치 LED TV 판매량은 9~11월 평균보다 10% 증가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반값 TV 이슈가 없었던 지난 2010년 12월에는 판매량 변동이 없었다"고 했다.
가전유통점 한 관계자는 "혼자 사는 싱글족이 많아진 데다 최근 경기 불황까지 겹쳐 저가형TV의 판매가 더욱 늘어났다"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0인치대 TV 국내 판매량이 오히려 두 자릿수 정도 더 늘어났다"면서 "대형마트의 반값 TV가 나온 이후 소형 TV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반값 TV 컨셉을 따라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대폭 낮추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소한의 품질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막강한 사후관리(AS) 경쟁력도 장점이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 선보이는 반값 TV는 구입하더라도 품질 측면에서 곧 후회하게 될 것"이라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에 있던 기능이 빠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반값 TV보다 가격은 조금 높을 수 있겠지만, 10~2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라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뛰어난 품질과 AS 경쟁력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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