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최영익 스카이라이프 경영부문장

올해 300억 흑자예상..외자유치 성공
내년 해외진출 등 투자 본격화
  • 등록 2007-12-20 오전 10:57:47

    수정 2007-12-20 오후 1:42:11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지난 2005년 12월. 스카이라이프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만 해도 스카이라이프는 완전자본잠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증자에 성공하지 못하면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
 
당시 서동구 사장은 "흑자를 내지 않으면 사표를 쓰겠다"며 대주주인 KT(030200)를 설득했고, 결과적으로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지원약속을 받아냈다. 스카이라이프는 곧바로 증자참여 의사를 밝힌 JP모간을 영입, 완전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부채비율 1000%→200%
 
"어떻게든 자본잠식 위기를 넘겨야 했습니다. 사장님을 모시고 KT에 갔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460억원 증자에 성공해 회생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최영익 스카이라이프 경영부문장(사진)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를 계기로 스카이라이프는 강도높은 감축경영에 들어갔다. 직원들의 업무추진비를 40% 삭감하고, 갖고 있던 골프회원권도 매각했다. 예산을 초긴축으로 짜는 등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2년이 지난 지금 스카이라이프는 10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췄다. 지난해 설립 5년만에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는 약 300억원의 흑자를 낼 전망이다. 게다가 만 3년만에 신입과 경력직원을 채용하면서 회사 분위기도 한결 밝아졌다.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고가 컸습니다. 경영진은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투명경영을 했고, 직원들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전세계 위성방송사업자 가운데 가장 빨리 당기순이익을 내는 기록을 세웠죠."

◇도약 발판 마련..외자유치 쾌거

스카이라이프는 올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400억원의 외자유치에 성공하고 위성공동시청안테나 허용으로 가입자 기반을 넓힐 수 있게 된 것.

외자유치와 관련해 최 부문장은 "운이 좋았다"고 겸연쩍어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금조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는 지난해 말부터 외자유치를 준비하는 등 자체적인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실제 스카이라이프는 자금수요 등을 사전에 예측해 협상을 유리하게 전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내년 상반기에 필요한 현금확보를 위해 무려 1년반 전부터 준비, 서두르지 않고 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주간사를 두지 않고 직접 외자를 유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캐시(현금)가 필요한 시점은 내년 상반기인데, 지난해 12월부터 외자유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 덕분에 시간에 쫓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단계의 변호사와 회계사 검토 등을 제외하면 모든 과정을 우리가 해냈습니다. 주간사를 뒀더라면 20억원 정도를 줬어야는데, 몇달동안 직원들 고생이 많았죠."

최 부문장은 당시의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외자의 경우 주주사들의 안정성,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스카이라이프의 사업권역, 경영진의 투명성 등을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투자 본격화..프로그램 동등접근권 보장돼야

위성공동시청안테나가 허용된 것도 스카이라이프에는 기회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주거비율이 60%라 넘는 상황에서 위성공동시청안테나 허용은 가입자 기반을 그만큼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스카이라이프는 집집마다 접시안테나를 달아주는 등 아파트 단지나 동이 아닌 가구 대상의 영업을 해왔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부문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방송통신 융합을 대비한 신규사업을 추진했다"며 "실시간 방송에 VOD를 탑재한 신규서비스와 TV를 보면서 영상전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시스템 구축 경험을 토대로 중국 등 해외진출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최 부문장은 방송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털어놨다. 특히 케이블TV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프로그램 수급 문제가 크다고 했다.

"지난 2003년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투니버스 채널이 빠져나가 그를 대신할 애니맥스라는 합작법인을 만들었습니다. 자본금만 240억원이었는데, 위성방송사업자로선 그만큼 중복투자한 게 됩니다. 게다가 판권의 상당수를 투니버스가 갖고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죠."

최 부문장은 해법으로 프로그램 동등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에 대해선 위성방송사업자든 케이블TV사업자든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야 한다"며 "방송채널사업자(PP) 육성을 위해서라도 하나의 프로그램을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되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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