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회사의 징계내용이 M&A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 금융관련 법령들간에 상이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지난해 HSBC의 `기관경고` 징계가 이번 외환은행(004940)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 이 기사는 6일 오전 11시21분 출고된 (Exclusive)「HSBC `작년 6월 기관경고`…외환銀 인수 논란」기사를 재전송한 것입니다
6일 금융감독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HSBC 한국지점은 지난해 6월27일자로 내부통제제도 및 관리 미비, 횡령 및 유용 내용이 검사과정에서 적발돼 금융기관 문책을 받았다. 문책의 수위는 `기관경고`였다.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은 당시 검사에서 ▲간접투자증권 판매와 관련된 모집인 제도 불법 운영 ▲고객예금 8억8400만원 횡령 금융사고 등으로 HSBC에는 기관경고와 함께 임원 문책 2명, 직원 19명 문책, 21명 직원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HSBC의 한국지점에 대한 징계는 곧 HSBC에 대한 징계와 동일 취급을 받는다. 보통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각종 인·허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현행 금융관련 유관법령에서 이 같은 사안이 단일한 기준으로 정리돼 있지 않아 실제로 지난해 HSBC에 대한 징계가 이번 외환은행 M&A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논란이 일고 있다.
즉,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금융기관은 3년 동안은 증권사의 지배주주가 될 수 없고, 이는 곧 경영권을 확보하는 M&A를 사실상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 2004년 9월13일자로 금융기관 문책(기관경고)를 받은 국민은행이 KGI증권 인수과정에서 꿈을 접어야 했던 것이 이 규정 때문이다. 현재 한누리증권 등 다른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현재 이 징계에 의한 자격요건 소멸시효가 꼭 일주일 남아 있다.
하지만 사실상 동일한 경우로 보이는 은행이 은행을 인수하는 사례에선 관련법 및 감독규정에 다소 차이가 있다.
은행법(15조3) 및 시행령(8조), 감독규정(14조 및 별표)에선 징계의 수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고, 금융감독위원회에 신청인의 자격요건을 판단하도록 `사실상 재량권`이 주어져 있다.
은행법 시행령에선 `금감위가 신청인의 자격요건을 금융기관의 소유지분분포 등에 비춰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주식 취득시기 및 방법 등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은행이 은행을 인수하는 경우엔 기관경고의 문책은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추세가 금융회사의 M&A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자격요건을 더욱 세밀하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법 관련 사항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에 대해 명문규정을 둔 증권업감독규정(별표 3의3)은 2006년 2월16일 최초로 신설됐고, 2007년 6월28일자로 개정된 사항이다.
그러나 은행업 감독규정의 동일인(지배주주) 자격 요건은 2005년 5월26일 개정된 내용으로, 증권업 감독규정이 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위는 법원의 판결전엔 HSBC의 적격성 심사를 하지 못한다는 공식 발표를 해 놓고 있지만, 일부에선 설사 그 이전에 적격성 심사가 이뤄지더라도 감독당국이 관련 법 및 감독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법리적으론 유관 법률이라 하더라도 타법의 사항을 준용해서 처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리적인 해석이다. 또 분명한 명문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금감위가 재량권을 가지고 적격성 심사에서 불가판정을 내릴 경우 또 다른 송사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선택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돼,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