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만 처음' 홍콩에 나타난 물기둥…빌딩숲에서 발생했다면 '끔찍'

홍콩 빅토리아항서 ‘용오름’ 현상 발생
홍콩천문대 기상 관측 이후 처음 관측
기상학자 "극단적 기상 변화 조짐" 우려
  • 등록 2024-09-30 오전 9:47:59

    수정 2024-09-30 오전 9:47:59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홍콩이 기상 관측을 시작한 65년 만에 ‘용오름’ 현상이 처음 발생했다. 건물 밀집도가 높은 홍콩의 경우 용오름이 육지에서 발생했다면 위험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홍콩 빅토리아 항에서 목격된 용오름.(사진=홍콩천문대 페이스북)
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천문대(HKO)와 현지 매체 등은 이날 낮 12시30분께 빅토리아항(빅토리아 하버)에서 약 2분간 용오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용오름이 발생한 빅토리아 항은 홍콩의 카오룽(구룡) 반도와 홍콩섬 사이에 위치한 항구로 세계 3대 자연항 가운데 하나이자 세계 3대 야경 명소로 유명한 홍콩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목격담에 따르면 용오름은 약 2분간 지속되며 육지 쪽으로 이동하다가 바다 옆에 있던 수영장 담벼락에 부딪히면서 사라졌다. 당시 해당 수영장에서 수영대회를 하던 많은 사람들과 인근 고층 빌딩의 사람들이 모두 용오름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홍콩의 현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59년 이후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관측된 사례다.

용오름은 지표면 가까이에서 부는 바람과 비교적 높은 상공에서 부는 바람이 서로 방향이 달라 발생하는 기류 현상이며 좁은 깔때기 모양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주로 내륙에서 발생해 토네이도가 된다.

홍콩천문대는 이날 상층 대기층 충돌로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는 등 불안정한 날씨 때문에 용오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홍콩 빅토리아 항에서 목격된 용오름.(사진=홍콩천문대 페이스북)
한편 일각에서는 좀처럼 관측되지 않았던 용오름이 나타난 것은 기상 이변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홍콩의 기상학자들도 이 용오름이 육지에서 발생했다면 토네이도가 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홍콩의 경우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토네이도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

큰 피해를 입히는 태풍의 경우 경로와 세기 등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토네이도는 수 분 만에 발생해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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