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단품 메뉴’(a la carte) 같은 군사 동맹일 수 없고, 미국 대통령 기분에 따라 작동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 호세프 보렐(왼쪽)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개발장관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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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로이터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보렐 대표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비공식 개발장관회의에서 “나토는 존재하거나 혹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 대통령 선거 운동 중에 나오는 ‘바보 같은(silly) 아이디어’에 관해 계속 언급하진 않겠다”고 발언했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나토의 ‘회원국 중 한 곳이라도 공격받으면 전체 회원국이 대응한다’는 집단안보 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EU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서면 성명에서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는 미국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하고 미국과 유럽의 군인을 위험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토의 안보에 관한 무모한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뿐”이라며 “세계에 더 많은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