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재계 11위인
KT(030200)가 특별 명예퇴직을 선언했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숫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KT 내부에서는 6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 5500명, 2009년 6000명을 퇴직시킨 이유에서다.
KT는 8일 1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특별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했다. 이달 말까지 퇴직처리하기로 했으니, 황 회장의 다급함을 읽을 수 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데다 서비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14%에서 17%로 높아져 인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KT는 현재 3만 2000명이란 대규모 인력을 갖고 있다. 이중 유선통신 현장 인력만 2만 1000명에 달한다. 전체 매출대비 유선통신이 차지하는 매출은 2012년 27.20%에서 2013년 20.40%로 줄었지만, 인력은 그대로인 셈이다.
그러나 황 회장이 다른 혁신프로그램을 돌리기도 전에 먼저 인력조정부터 나선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전임 이석채 회장은 2009년 2월 취임해 12월에 6000여 명을 구조조정했는데, 황 회장은 그보다 훨씬 앞서 인력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리 볼 수도 있지만, 전임 이석채 회장이 하려던 조정 작업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해 11월 3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전격 사의를 표하면서 “매년 경쟁사 대비 1조 5000억 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되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력구조를 가지지 못했다”면서 “비상한 각오로 인건비 격차를 1조까지 줄인다는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KT 임원 수(상무보급 이상)도 130명에서 40명이 줄어 90명으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