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팔아보자, 해외에라도…?"

외환銀 "중국에 팔리지 않을 것"
"밖에서도 인수자 구하기도 어려워" 회의론도
  • 등록 2009-06-26 오전 11:34:53

    수정 2009-06-26 오전 11:34:53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수차례 추진됐던 하이닉스(000660) 매각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척이 어렵자 매각자들은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해외에서라도 주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 남은 걸림돌은 反 해외매각 정서 뿐?

올들어 하이닉스 매각의 걸림돌들이 상당히 해소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황이 나쁘고 적자가 지속됐던 것, 유동성 문제, 기술유출 우려, 국내엔 인수 후보가 별로 없는 점 등을 매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아 왔다.

그런데 불투명했던 반도체 업황은 반등세다. 또 하이닉스는 올 2분기, 적어도 올해 안에 분기별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유동성이나 투자여력 같은 재무적 문제는 올들어 실시한 두차례의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확보로 일단 풀렸다.

때문에 이제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원매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LG는 의사가 없고, 주목받았던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악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매각자인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해외에라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외환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벗어난 기업은 하루빨리 주인을 찾아주어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게 원칙"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살펴본 결과 하이닉스 인수가능성이 높은 쪽은 일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매각해도 중국에 팔릴 가능성은 낮고, 또 기술유출이 즉시 일어나는 것도 아니라는 시각이다. 

또 매각자 입장에서 국내자본과 외국자본을 구분해 굳이 경쟁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는 주장도 계속하고 있다. 경쟁이 높아지고 매각 가격도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반외자정서로 우리나라 투자에 두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매각시 외국자본까지 배제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더 위축될 수도 있고, 국제 소송에 걸릴 수도 있는 등 신인도에 타격 우려가 있다는 논리도 있다.

◇ 안이나 밖이나 시장 상황 나쁘긴 매한가지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하이닉스 해외매각은 곧 중국 매각으로 본다. 한 증권사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엘피다가 공적자금을 신청할 정도로 상황이 안좋고 도시바도 반도체 사업 비중을 줄이는 분위기에서 일본계가 하이닉스를 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유럽이나 미국 반도체 업계도 사정이 나빠 결국 해외매각은 곧 중국에 파는 것 외엔 도리가 없는데, 그래도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주주인 산업은행은 해외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또 주주은행간에 이를 두고 의견을 교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입장이 다른 것은 알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주주협의회에서 국내 매각이냐 해외 매각이냐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은행 관계자는 "해외자본이라 해도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인수 희망자만 있었다면 일단 주주협의회에서 검토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하지만 이런 협의가 이뤄질 만큼 진전된 후보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기술유출 우려라는 산을 넘는다 해도 하이닉스 매각이 술술 풀릴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 된다.
 
다른 매각 관계자도 "하이닉스 매각의 최대 걸림돌은 국내에만 팔아야 한다는 정서적 제한이 아니라 안팎으로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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