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 막는 단백질 찾아···치료제 개발 돕는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17개 항바이러스 단백질과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8개 단백질을 찾았다. 바이러스의 증식 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인 연구 성과로 앞으로 해당 단백질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방법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빛내리 RNA 연구단장 연구팀이 코로나바이러스 리보핵산(RNA)에 직접 결합해 증식을 제어하는 단백질들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작년에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에 이어 고해상도 단백질체 지도를 완성했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RNA연구단장.(사진=기초과학연구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침투해 자신의 유전정보가 담긴 ‘유전체 RNA’를 복제한다. 이후 유전체 RNA에서 다양한 ‘하위유전체 RNA’를 만든다.

코로나19가 증식하려면 유전체 RNA와 하위유전체 RNA에 결합하는 숙주세포의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들 단백질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특정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만을 분리·동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단백질 109개를 모두 찾아냈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HCoV-OC43와도 비교분석해 코로나바이러스 유형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단백질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만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류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단백질 8종과 항바이러스 단백질 17종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빅데이터 기반의 교차분석을 통해 숙주세포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간 네트워크 지도도 완성했다. 바이러스 RNA 중심의 단백질 분자 간 상호작용 이해를 통해 복잡한 숙주세포와 바이러스의 관계 일부를 밝혔다. 가령 숙주세포의 LARP1, SHIFTLESS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생성을 방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들을 목표로 한 항바이러스제 개발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Cell’에 지난 27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리보핵산 중합체를 분리해내는 모식도(위)와 이 방법으로 찾아낸 유전체 RNA와 하위 유전체 RNA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들의 목록(아래).(자료=기초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