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 넘치는데"...저가폰 시장 활성화될까

  • 등록 2011-11-16 오전 11:42:12

    수정 2011-11-16 오전 11:42:12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내년 5월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제조사들이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도 단말기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판매 경쟁에 불을 붙여 비싼 휴대폰 가격과 요금을 낮추겠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 "공짜폰을 돈 받고 판다?"..제조사 시큰둥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소비자는 통신사 대리점이 아닌 곳에서 구입한 단말기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통 3사의 독점적인 유통구조가 깨지고 이마트폰 같은 별도의 유통망이 활성화되면서 휴대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방통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경우 가전제품을 유통시키면서 구축해 놓은 판매 네트워크가 있는 만큼 단말기 유통망을 구축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삼성디지털플라자를 통해 휴대폰 판매 노하우를 습득중이다.   하지만 양사는 아직 블랙리스트 제도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남아 있는 만큼 좀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도시의 일부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통사와 손잡은 숍인숍 형태"라며 "아직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통망을 고민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제조사들이 직접 판매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배경에는 이통사의 `요금할인제도` 영향이 결정적이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유통구조는 제조사→이통사→대리점(판매점)→소비자 순으로 이어진다.

이통사들은 제조사들로부터 단말기를 구매한 뒤 이를 다시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문제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할때 요금과 단말기가격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 판매한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2년이상 약정시 요금할인`이라는 규정을 자사 대리점에서 새 단말기를 구입했을 때만 적용한다.

한 단말기 제조사 관계자는 "이통사 요금제에 가입하면 공짜나 다름 없는 휴대폰을 일반매장에서 할인 없이 팔면 팔리겠냐"고 반문한다.

◇ 이통사 "요금할인으로 본 손해 단말기 팔아 충당" 

이에 따라 방통위는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구매한 공단말기나 쓰던 중고폰도 약정 체결시 요금을 할인해 주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KT(030200)는 이달말 중고폰 매입과 공단말기 요금할인을 포함한 `그린폰 제도` 를 도입할 예정이다. 가입고객이 기기를 변경할 경우 사용하던 중고폰을 매입해 그 가격만큼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해외서 반입된 휴대폰 등 공단말기에 대해서도 별도의 요금할인을 부여할 계획이다. KT는 현재 공단말기나 중고폰으로 가입하는 고객에 적용할 할인율을 두고 고민중이다.   이와 관련 이통사들은 요금제 할인에서 발생하는 이익 감소분중 일부를 단말기 판매 수익에서 충당하고 있는 만큼 공단말기로 가입한 고객에게 동일한 요금할인을 적용해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약정기간이 같다고 해도 공단말기나 중고폰에 동일한 요금할인을 해주면 그만큼 회사가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 할인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프리미엄폰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상 일반 매장을 통해 판매되는 보급형 제품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단말기 매출비중이 높은 이통사의 매출구조도 유통망 확대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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