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할까..`정중동`

산은 제외한 KB 신한 `미온적 반응`
들러리 안서겠다 vs 참여 가능성 배제 못해
당국 "지주사들 많이 참여할 것"
  • 등록 2011-05-11 오전 10:52:57

    수정 2011-05-11 오전 11:35:00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오는 17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산은금융지주를 제외한 KB금융(105560), 신한금융(055550)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단독]금융당국 "우리금융 인수전에 지주사들 많이 참여할 것"`

금융당국이 `산은지주+우리금융(053000)` 결합에 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들러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은 정부가 우리금융 재매각을 추진하는 것에 대비해 자금조달 계획 등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금융 고위 관계자는 "강만수 회장이 핵심 임직원들에게 산은이 앞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길뿐이라는 점을 직접 설명했다"며 "핵심 경영진은 우리금융 입찰을 사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산은금융을 비롯한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참여를 허용,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방침이지만 KB, 신한 등은 유보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해 어떠한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며 "(KB금융의 경영정상화 등 내부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기존의 스탠스에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유보금이나 자사주 매각 등으로 5조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KB금융은 유력 인수 후보군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에 유보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내심 산은지주를 염두에 둔 당국의 분위기를 감지, 들러리로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며 "4조원에 달하는 LG카드 인수와 관련한 상환우선주를 내년 초에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동원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분위기는 산은지주에 우리금융을 넘기겠다는 것 아니냐"며 "우리금융 매각 흥행을 위해 다른 지주사들을 거론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 금융지주사가 표면적으로는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속내는 다를 것이란 분석도 일각에서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이나 KB금융 내부에서도 우리금융과 결합했을 때 모두 시너지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전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대형 M&A이고 앞으로 시장에서 3위권 밖의 금융사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은 외환은행(004940) 인수가 무산될 경우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No Comment)"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만약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내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로 방향을 틀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 검토 전까지 우리금융 합병에 관심을 보였던 하나금융은 이미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5조원 이상의 자금조달을 마무리 지은 상태다. 지난 9일 기준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이 약 11조6000억원임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으로 눈을 돌릴 경우 6300억원 가량만 더 조달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회사가 다른 금융지주회사(중간지주회사)를 소유할 경우 `지분 95%이상` 인수에서 `50% 이상 인수`로 관련 규제를 완화한 후 우리금융 매각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관련기사 ◀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방안 17일 확정 ☞KB금융, 잠실구장에서 `KB금융데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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