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투기, 남중국해서 미군 정찰기에 근접비행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또다시 미군 정찰기에 근접 비행했다. 미군은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중국 전투기가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기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군의 J-16 전투기가 미군의 RC-135 정찰기 앞을 가로지르는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이날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지난 26일 중국군 전투기 J-16이 남중국해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 공군 정찰기 RC-135 앞을 가로지르는 영상을 공개했다. 미군 RC-135 정찰기가 J-16 전투기가 일으킨 난기류를 통과하는 위험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게 인·태 사령부의 설명이다.

인·태 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중국군 J-16은 국제법에 따라 국제 공역에서 안전하고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미군 RC-135에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기동을 했다”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안전하고 책임감있는 비행 및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 인근 상공에서 미군이 활동하는 것 자체가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인·태사령부의 성명에 대해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 정찰을 위해 항공기와 함정을 자주 배치해 왔으며, 이는 중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미국이 그러한 위험한 도발을 중단하고 중국에 책임을 돌리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군 J-16의 근접 비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미군 전투기를 상대로 근접 비행하며 위협을 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태 사령부는 지난해 12월에도 중국군 J-11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서 비행 중인 미국 정찰기에 근접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중국군이 위협했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군도 비행 영상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는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2016년 판결을 내렸으나, 중국은 이후에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