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최면 수사 1세대’인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겸임교수는 “(해당 환경미화원이 최면조사를 통해) 휴대전화를 습득할 때 어디에서, 어떻게 놓여져있었는지 보다 더 구체적으로 기억을 회상한다면 수사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같이 말하며 “(환경미화원이 의지를 갖고 최면조사에 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미화원 B씨를 대상으로 경찰이 최면조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아마도 어제까지 발표된 바에 의하면 한 2주 정도 이전에 (B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습득했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로 나중에 신고하게 됐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특히 환경미화원 같은 경우에는 이 휴대폰 아니고 다른 휴대폰들도 늘상 습득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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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잘못된 정보들을 확신하고 있을 경우에 거짓말탐지기도 100% 신뢰할 수 없는 것처럼 최면수사도 기억의 왜곡이라는 것이 분명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법정에서 증거 능력으로 인정받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사의 단서를 찾아가는 보조수단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권 교수는 최면조사에 대해 “경찰관들이 실제 최면을 활용해서 기억을 회상하는 일을 하는 수사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최면 수사 과정에 대해 권 교수는 “신체를 이완하고 주의를 집중하는 단계에서 실시한다”며 “뇌파 상태는 잠자기 전 가수면 상태, 렘 상태 정도의 뇌파와 비슷한 정도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피최면자는 완전히 의식을 잃는 건 아니다”라며 “자기 의사표현을 충분히 하고 스스로 눈을 뜨기도 하고 내가 물을 마시고 싶다, 쉬었다 하고 싶다는 의사표현을 충분히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최면 상태에서 주의를 집중하고 자기가 기억해 낼 것을 기억해내기 때문에 최면이 깨고 나서는 오히려 (기억이) 선명해지는 상태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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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최면조사를 받는 대상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권 교수는 강조했다.
권 교수는 자신이 직접 진행한 사건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 여학생이 새벽 두 시경에 갑자기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일이 생겼다. 그런데 그 공교롭게도 그 골목 입구에서 불상의 남자 2명한테 위협을 당해서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을 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가해자들은 하의, 바지와 신발 정도만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최면을 해 보니까 바닥에 떨어져 있는 범죄자들이 피웠던 특정한 담배를 기억을 해냈다”고 했다.
이어 “담배의 이름을 기억을 해냈기 때문에 당시 범죄 현장에는 CCTV가 없이 외진 골목이었는데, 그 시각에 인근 편의점에서 특정한 담배를 사간 사람을 CCTV로 확보를 해서 수사의 단서가 돼서 체포했던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B씨가 휴대전화를 습득한 장소 주변 CCTV도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를 유전자와 혈흔 감식 등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원에 의뢰했으며, 정확한 습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B씨 휴대전화도 디지털 포렌식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반쯤 한강공원 직원은 B 씨가 주운 휴대전화가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확인 결과 A씨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