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1위 SK텔레콤도 요금경쟁 불붙였다

데이터무제한 등 파격요금에 모바일서 인터넷전화 허용
기존 수익기반 훼손 불가피.."산업생산성증대 등 새 시장서 수익확보"
  • 등록 2010-07-14 오전 10:41:54

    수정 2010-07-14 오전 10:41:54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사로는 획기적인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전격 발표했다.

이동통신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음성서비스에 집착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방하는 대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지속가능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눈길이다.

SK텔레콤(017670)의 이 같은 전략은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고객들의 니즈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를 잘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경쟁사인 KT·LG U+까지 SK텔레콤과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자칫 통신사업자들이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선데이터 마음껏 써라

SK텔레콤은 내달부터 월 5만5000원 이상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무선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지금은 월 9만5000원 정액요금제를 가입하더라도 2기가까지만 제공했다.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혜택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아이폰4를 기다려왔는데, 이번 SK텔레콤 요금제를 보니 갤럭시S를 사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말할 정도다.

SK텔레콤이 이 같은 데이터요금제를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을 보면,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의 60∼70% 정도가 월 4만5000원 정액제가입자 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혜택을 주는 대신 월 5만5000원으로 요금제를 바꾸게 한다면, 수익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계산이다.

특히 SK텔레콤 고객에 대한 락인(rock-in)효과도 생긴다. KT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SK텔레콤 가입자중 수익성이 높은 고객들을 상당수 끌어갔다. 이번에는 SK텔레콤이 파격적인 요금제로 KT 가입자를 끌어올 수 있다는 노림수다. 또 SK텔레콤 기존 고객을 장기간 묶어둘 수 있는 효과도 나타난다.

한가지 우려는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실시, 무선데이터 사용자들이 급증할 경우 망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의 AT&A가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 아이폰 3GS 출시를 하면서 데이터 무제한요금제를 냈다가 망 과부하 문제로 아이폰4 출시부터는 무제한요금제를 없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준비했다. 다수고객이 데이터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망 과부하 발생시 다량 사용고객에 한해 서비스 품질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서비스가 무제한으로 풀릴 경우 망 운영이 정상적으로 가동될지는 지켜볼 문제다.

또 SK텔레콤은 데이터사용 급증에 대비한 망 운용계획도 동시에 내놓았다.

3세대(G) 이통망 상황에선 신규 할당받은 주파수를 통해 용량을 증설하고, 통신속도를 개선시키고자 HSUPA와 HSPA+ 라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미 3G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여서, 망 업그레이드에는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중장기적으로 4G 이통서비스인 LTE로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망 사업에 집착하지 않겠다"

이동통신사의 기본 수익모델은 음성서비스다.

SK텔레콤 역시 지금까지 수 조원을 투자해 망을 깔고,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해 다시 수년간에 걸쳐 음성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

하지만 통신시장에도 변화의 물결이 급속히 다가왔다.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로 공짜 이동통신 음성서비스를 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통사들은 m-VoIP가 수익모델을 없앤다며 반대해 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번에 과감하게 M-VoIP를 허용했다. 물론 지금까지도 완전히 m-VoIP를 막은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소비자니즈를 반영해 이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과감한 결정이다.

대신 SK텔레콤은 음성서비스에서 부족한 수익은 새로운 시작을 개척해 보완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른바 산업생산성증대(IPE) 사업을 통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통서비스 특성상 지금까지 B2C에만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B2B, 더 나아가 B2B2C까지 주도하겠다는 생각이다. B2B를 통해 법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유도하고, B2B2C를 통해 SK텔레콤이 직접 해외 소비자에게 서비스 하지 않더라도 해외 사업자와의 협력으로 간접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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