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시대]①사장님들 산으로 간 까닭

산 타는 CEO..산행길에 경영의 지혜 담는다
강태선 회장, 히말라야 등반 중 ‘블랙야크’ 작명
구본걸 회장, 등산경영..산행 후 아이디어 제시
컬럼비아·네파 오너, 신제품 직접 필드테스트
  • 등록 2013-04-09 오전 11:39:51

    수정 2013-04-09 오후 4:06:0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 미국 재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산악인’은 인기 있는 리더십 강사로 꼽힌다. 극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길게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을 배울 수 있어서다.

골프 못지 않게 기업 오너들이 즐기는 취미가 등산이다. 많은 기업 수장들은 홀로 산에 오르며 경영 마인드를 다지거나 때론 임직원들과 등반하며 스킨십 경영을 주도한다. 등산을 즐기는 CEO들은 한결같이 “등산과 경영은 쌍둥이처럼 닮았다”며 등산 예찬론을 펼친다.

그중 아웃도어 업계 오너들의 산 사랑은 남다르다. 해외원정도 마다하지 않고 암벽 등반 마니아도 있다. 신제품을 입고 히말라야 고봉 등지에 올라 직접 필드 테스트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자주 산에 오른다. 등산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셈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거느리는 아웃도어 4인방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왼쪽부터), 조형래 컬럼비아 대표, 구본걸 LG패션 회장, 김형섭 네파 대표의 산 사랑은 남다르다. 암벽도 타고, 직접 입고 신제품 필드 테스트를 하는 등 등산 경영을 몸소 실천한다.
블랙야크의 수장인 강태선 회장은 국내 아웃도어의 원조 격이다. 지난 40년간 아웃도어라는 한 우물만 파온 인물이다. 그만큼 ‘산’은 강 회장을 설명하는 중요한 ‘열쇳말’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그는 어린시절부터 산과 함께 했다. 산 타기 실력도 단연 돋보인다. ‘블랙야크’라는 이름도 1993년 엄홍길 대장과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지었을 정도다.

경력도 화려하다. ‘1993 몽블랑(4807m) 등정’을 시작으로 ‘1997 한국 안나푸르나(8091m)’, ‘2000년 세계 7대륙 최고봉엘부르즈(5642m)’, ‘2003 서울-티벳 에베레스트(8848m)’ 등반에서 원정대를 이끌었다. 서울시산악연맹 회장직은 무려 10년 동안 맡았다. 요즘도 주말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산행에 나선다.

2009년 낭가파르밧 원정대 대장으로 나선 강태선 회장 모습.
구본걸 LG패션(093050) 회장에게 등산은 취미생활 그 이상이다. 구 회장의 ‘산사랑’은 지난 2004년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출시를 기념해 개최했던 ‘백두대간 종주’ 행사에서 그대로 엿볼 수 있다. 2004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1년 가까이 월 2회에 걸쳐 실시된 대장정이었지만,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종주 단장’ 역할을 소화해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등산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도 얻는다. 짬이 나는 주말이면 지인들과 등반을 즐기는데 그때마다 등산복에 대한 의견을 묻고, 듣는다. LG패션 관계자는 “구 회장이 실제로 등산하면서 라푸마 의류나 장비를 직접 착용해 보고 아이디어를 제시해 제품 개선에 반영한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등반은 일종의 스킨십”이라며 소박하게 시작한 오너도 있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의 조형래 대표 얘기다. 조 대표는 줄어든 가족과의 대화 시간을 갖기 위해 산행을 시작한 케이스다. 가족 외에 매장 직원들과의 등산도 자주 즐긴다. 대략 한 달에 4~5번가량 산을 오른다.

그는 “서로 의지하고 힘든 고비를 넘기며 산행을 하다 보면 사무실 안에서 알기 어려웠던 생생한 현장 소리를 솔직하게 들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과 직접 부딪히며 쌓아온 직원들의 통찰력과 다양한 노하우를 배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형섭 네파 대표가 설악산 울산바위 물리대길 암벽을 등반 중인 모습.
네파주식회사의 김형섭 대표는 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2005년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인수해 7년만에 국내 톱5 브랜드로 성장시킨 원동력도 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대표는 미국과 일본 유학시절부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행을 즐겼다. 요즘도 한 달에 두 번은 설악산, 도봉산, 북한산 등에 오른다.

암벽등반 마니아인 만큼 틈만 나면 높이 810m의 인수봉도 자주 찾는다. 해외원정도 즐긴다. 지난해에는 남미 파타고니아로 트레킹을 다녀왔다. 2006년엔 세계 3대 암벽 중 하나인 인도 히말라야산맥의 탈레이샤가르도 도전했다.

김 대표는 “세상은 정해진 룰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만 산은 다르다”면서 “산에서는 평소 즐기기 어려운 자유를 느낄 수 있어 산에 계속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설악산 죽순봉릿에 오른 김형섭 네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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