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당장 50% 올리기는 현실성이 없다면서도 인상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며 완만한 가격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재고상황에 따라 3분기중 급등세가 한번쯤 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22일 일본 엘피다의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부터 D램 고정거래가격을 기가비트당 1.50달러로 50% 인상키로 한 결정을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며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생각이 없다"며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 이번 엘피다 조치가 D램값 급등의 신호탄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단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엘피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당장 다음달부터 50%나 인상한다는 게 현실성이 없는데다 과거에도 유키오 사장은 자신의 희망사항을 공식적으로 언급해 시장 신뢰를 떨어뜨린 전력이 여러 차례 있다는 점 때문.
현물가격과의 괴리 탓에 고정거래가격이 더 올라야 하며 앞으로 D램값은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됨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 만큼 엘피다의 바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정거래시장에서의 D램 수요가 약하고 일부 PC업체들이 보유 재고가 여전히 많다"며 "고정거래가격은 점차 상승하겠지만 일부 기대처럼 가까운 시일내에 급등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엘피다가 어느 정도라도 고정거래가격을 올릴 것이고, 이로 인해 가격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김 팀장도 늦어도 3분기초까지는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금보다 20~30% 높은 1.2~1.3달러 수준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위기가 이처럼 바뀌자 일각에서는 3분기쯤에 D램 가격이 한 번쯤 급등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2분기중에 D램 수요가 8% 정도 증가하는 반면 추가적인 감산과 라인 폐쇄 등으로 공급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글로벌 D램 수급모델상 2분기중 12% 정도 공급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에는 3% 정도 부족이었다.
이런 가정하에서 "D램 고객들이 지금부터 재고 비축을 다시 시작한다면 현물가격은 50%, 고정거래가격은 3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렇지 않고 재고가 극히 낮은 수준까지 더 줄인 뒤 시차를 두고 재고를 다시 늘린다면 3분기 계절적 수요까지 겹쳐 현물가격이 100%, 고정거래가격이 50% 이상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고정거래가격은 엘피다 희망대로 1.5달러를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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