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부산 면세점 '大戰'

조선호텔, 부산에 면세점 오픈 추진
시장 과열 우려도
  • 등록 2007-08-23 오전 11:17:52

    수정 2007-08-23 오전 11:46:03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004170)가 부산 면세점 시장을 둘러싸고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23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조선호텔은 지난 16일 부산 용당 세관에 보세판매장(면세점) 설영특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 약 700m²(200여평)의 면세점을 열기 위해서다.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조선호텔은 처음으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함과 동시에 기존 면세점 강자인 롯데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롯데그룹측도 올 12월 문을 여는 부산 센텀시티 내 롯데쇼핑(023530) 건물에 3000여m²(1000여평) 규모의 면세점 입점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만 놓고 보면 조선호텔 면세점은 롯데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조선호텔의 이번 면세점 사업 신청이 센텀시티 내 대형 면세점을 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호텔이 사업 허가를 받은 뒤 면세점을 센텀시티 내 복합쇼핑센터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선호텔측에서 오는 2008년말께 완공 예정인 신세계의 대형 복합쇼핑센터에서 면세점(3000m² 내외 추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유통시장에서 자존심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가 센텀시티 내 면세점 시장을 놓고 격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과열 우려 크다"

현재 부산 지역에는 롯데면세점(서면 롯데백화점 본점 입점)과 파라다이스면세점(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신관 입점), 김해공항 면세점(공항 신청사 입점) 등 3곳의 면세점이 영업중이다.

문제는 부산보다 시장(시내 기준)이 다섯배 큰 서울에도 면세점이 6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부산에서 벌어질 유통 공룡들의 면세점 맞대결은 파라다이스 같은 중소 면세점의 영업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현재 부산 지역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정체 추세임을 감안할 때, 관광객 유치와 외화획득을 위한 면세점 신설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도 중소 면세점업체쪽에서 제기되고 있다.

1위 롯데면세점의 독주 체제도 면세점 업계 전반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은 매출 규모로 전체시장(출국장 포함)의 45%, 시내 면세점의 53%를 점유하고 있다.

롯데가 막강한 바잉 파워를 악용해 공급사측에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경쟁업체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라다이스면세점 관계자는 "부산 시장은 서울과 비교해 시장규모와 수익성이 떨어진다"면서 "특히 해운대 지역에 2개의 면세점이 추가로 신설될 경우 과당경쟁으로 인한 피해가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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