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뭄 때문인가..신용등급 따라 주가도 '출렁'

신용등급은 곧 자금조달 능력..갈수록 영향력 확대
  • 등록 2013-06-27 오전 11:07:12

    수정 2013-06-27 오전 11:07:1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대내외 변수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용등급 조정에 따라 주가가 춤을 추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조달 능력의 잣대인 신용등급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하림(136480)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생닭 시가는 하락한 반면 사료가격이 오르면서 실적이 부진했고,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낮아지면 향후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한 다음날인 21일 하림의 주가는 가격제한폭인 3055원까지 내렸다. 이후 주가는 한때 27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신원(009270)도 마찬가지였다.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린 뒤 주가는 6% 넘게 하락했다.

신용등급 조정은 재무구조나 실적 전망이 그만큼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회사채 발행 금리가 오르는 등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특히 경기침체에다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로 일부 경기취약 업종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신용등급이 주가이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신용등급 변화는 자금조달 여부와 직결되는 탓이다.

변정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TX그룹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 이후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시장 상황과 재무구조, 실적의 결과물인 신용등급이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증폭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향후 개별 종목의 신용등급 변화가 줄을 이을 것이란 점에서 해당 종목의 주가 또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말까지 정기 신용등급 평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업의 결산일로부터 6개월 내에 연 1회 정기평가를 진행하는데 상장사는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이 많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역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차입이 있는 포스코, SK텔레콤 등은 해외 신평사의 등급이 조정될 경우 조달금리가 오르며 주식시장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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