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전격 상장 추진..왜?

삼성車 소송 해결 실마리..이 前회장 등 현금 필요
동양생명 상장으로 불확실성↓..글로벌 보험사 도약
  • 등록 2009-11-16 오전 11:31:00

    수정 2009-11-21 오전 9:41:02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삼성생명이 상장(IPO)과 관련해 그간의 유보적 태도에서 적극적인 추진으로 전격 선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은 삼성자동차 부채관련 소송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이건희 전(前) 삼성그룹 회장이 현금을 준비할 때가 된 점이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또 동양생명이 무난히 생보 1호 상장에 성공함으로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삼성생명은 차제에 대규모 자본을 확보,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 삼성車 부채 해결하려면 삼성생명 상장밖에…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지루한 삼성자동차 부채소송 문제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채권단이 요구하는 삼성생명 주식 매각을 위해선 결국 상장이 답일 수밖에 없다"며 "이달초 갑자기 삼성생명 상장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채권단이 담보로 잡고 있지만 비상장이어서 처분이 어려웠던 삼성생명 보유지분을 쉽게 팔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보증보험과 시중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1999년 당시 법정관리중이던 삼성차 손실보전을 위해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받았다.

문제는 채권단이 단순히 주식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이 아니라 그 주식을 주당 70만원에 매각해 얻는 현금 또는 유가증권으로 받기로 했다는 것.

하지만 삼성그룹과 삼성생명은 생명보험사 상장 차익 배분 논란 등으로 인해 계속 상장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채권단은 2005년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에 해당하는 2조4500억원의 원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말 채권단과 삼성측이 맺은 2조4500억원 상당의 약정금 지급 합의서는 유효하며 다만 지연이자는 6%로 감경한다고 판결했다.

채권단과 삼성측이 각각 항소해 공은 서울고등법원(2심)으로 넘어간 상태다. ☞「`단군이래 최대` 삼성차소송 2심 간다(종합)(5월15일 9시10분)」기사참고

그러나 최근 변수가 생겼다.

고등법원이 양 당사자를 상대로 조정 절차를 시도키로 한 것이다. 이로써 생각보다 빨리 삼성차 부채 원금과 이자 지급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다.

한 대형보험사 임원은 "삼성차 소송이 조정으로 마무리되든 대법원으로 넘어가든 삼성생명 상장으로 인한 환금성 확보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 동양생명 상장으로 불확실성 해소

보험업계는 10월초 동양생명이 무난히 주식시장에 상장한 점도 삼성측의 상장 추진에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7년 상장자문위원회를 통해 상장차익 계약자 배분문제를 정리했다. 생보사들이 20년간 총 1조5000억원 가량의 공익기금을 출연키로 하고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한 것이다.

동양생명의 경우 이에 따라 별다른 논란없이 거래소에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물론 보험소비자연맹과 경제개혁연대 등 소비자·시민단체들은 여전히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이들은 또 삼성생명이 1990년 자산재평가를 통해 2927억원의 재평가이익을 거둔 대목에 대해서도 이의를 계속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생명측은 더 이상 논의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은 "수년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학계 등이 머리를 맞대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상장차익 논란은 끝났고 재평가이익은 이미 배분됐다"고 일축했다.

◇ 삼성그룹·생명, 글로벌 금융회사 도약 모색

삼성그룹과 삼성생명은 대외적으로 명확한 상장추진 배경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삼성생명의 도약을 위한 경영판단을 통해 최근 때가 됐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측 관계자는 "삼성차 소송문제나 절차적 문제는 상장의 주된 결정요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이 그렇듯 삼성생명은 상장이 마무리되면 큰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상장으로 확보된 자본은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쓰일 전망이어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국내 보험사 중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상장으로 확보되는 자본을 구체적으로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생명의 국내외 사업운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빅3가 향후 모두 상장된다면 국내 보험산업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삼성생명의 자산규모나 인지도를 볼 때 상장시 해외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일부 주식의 해외상장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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