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아차의 올 임단협 합의안을 들여다보면 `사측의 퍼주기식 협상`의 반복이었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밤샘 협상 끝에 ▲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 생계비 부족분 300%·격려금 300만원 지급 ▲ 상여금 지급률 50% 인상(700→750%) ▲ 정년 1년 연장(58→59세) 등에 합의했다.
또 쟁점이었던 `주간연속 2교대제`를 내년 9월부터 광주·소하리·화성 등 3개 공장에서 동시에 실시키로 하는데 잠정 의견을 모았다.
◇ 2년연속 적자 기아차..`회생 갈림길서 찬물 끼얹은 격`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기아차 노사의 잠정합의안에 대해 다소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김소림 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2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바닥을 긴 기업의 노조가 (지나친 요구를) 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환율효과와 잇따른 신차 출시 등의 호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사측의 퍼주기식 협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현대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실리를 추구한 협상 결과"라고 평가했다.
기아차는 지난 2006년 127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5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에는 2189억원의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같은 흑자체제를 이어가기 위해선 노사 모두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올 들어 정치파업과 임단협 교섭파업에 따라 1만6700여대(2210여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 "대내외 악재 불구하고 노조 실속만 차리나" 비판도
현대차를 제외하고 이미 올 임단협을 타결한 다른 자동차업체들과 기아차를 비교해보면 기아차의 `실속 챙기기`는 더욱 분명해진다.
쌍용차 노사도 지난 7월말 기본급 6만2000원 인상, 격려·장려금 200만원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노사 양측이 대내외적인 경영악재에 따른 회사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서로 한발씩 물러서며 자동차업계 최초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것.
◇ 조합원 찬반투표 전망 불투명(?)
기아차 노조는 내일(11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5시간 동안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찬반투표가 가결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추석 전까지 끝내겠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했다"며 "주간2교대 문제는 세부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지만 합의가 이뤄졌고 임금도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기아차 포르테, 충무로 영화제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