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여성, 남성 비해 '우울감과 자살충동 위험 높다'

남성흡연자 비해 여성흡연자에서 우울감 4배, 자살충동 3배 높아
중앙대병원, 한국인의 흡연상태와 정신건강 상관성 연구 논문 발표
  • 등록 2016-05-25 오전 9:51:22

    수정 2016-05-25 오전 9:51: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성 흡연자가 남성 흡연자에 비해 우울감과 자살 충동 위험이 더욱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는 ‘남녀 한국인들의 흡연상태, 우울증 및 자살 간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교신저자 김재열 교수)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5년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로 수집된 19세 이상 성인 남녀 32,184명(남성 13,662명, 여성 18,5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 가운데 여성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비율이 28.4%로 남성의 6.7%에 비해 현격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 충동에 있어서도 여성 흡연자는 35.1%로 남성의 12.4%에 비해 약 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여성 흡연자는 여성 비흡연자에 비하여 우울감(28.9% vs 17.1%), 자살 충동(35.1% vs 18.9%), 자살 시도(3.6% vs 0.8%)등에서 모두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반면, 남성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전년대비 3.8% 하락하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여성 흡연율은 0.2% 감소했을 뿐 아니라 몇 년째 정체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흡연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특별히 요구되고 있다.

정재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한국 여성흡연자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나 자살시도가 많다고 단편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유교적 정서에 의해 여성 흡연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제한되어 있는 특수한 환경인만큼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흡연을 하는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아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무조건 금연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른 방식의 접근이 이러한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선미 교수는 “현재 흡연자들에게 있어서 정신건강상태와 관련된 요소들을 감별해내고 조기 개입하는 것은 특히 여성의 흡연율을 감소시키고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청소년 시기에 흡연 이외에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대처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흡연을 예방하고 금연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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