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푸틴 체제에서 러시아 기업인은 농노(serfs)에 불과하다.”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절친 사이었던 러시아 재벌 세르게이 푸가체프
(사진)가 푸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푸가체프는 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푸틴 지배력이 커지면서 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며 “러시아는 푸틴 자산을 경작하는 봉건체제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러시아에서 사유재산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푸틴에 속한 농노들이 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보리스 예친 전 러시아 대통령 측근 출신인 푸가체프는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에도 한동안 그와 친밀한 사이를 유지했다. 그는 또 ‘크렘린의 물주(Kremlin’s banker)’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2010년 그가 운영하던 국제산업은행(IIB)이 파산하면서 두 사람간의 사이가 틀어졌다.
2012년에는 푸가체프가 소유한 수십억달러 규모 조선소도 국가에 몰수됐다.
푸가체프 발언은 지난달 러시아 유력 재벌기업인 블라디미르 예프투셴코프가 돈세탁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 러시아 재계에 충격파를 던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