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이나 당 경력, 당을 향한 충성과 공헌을 감안할 때 지금 당 대표가 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5000만 국민 모두의 손을 하나하나 잡겠다는 마음으로 현장 속으로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서 의원이 요구했던 대권을 포기하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서청원 의원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에서 최다선(7선)을 한 제가 과연 당대표에 출마하는 게 맞는지 고민한 것이 사실”이라며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고, 국민과 당원들이 주문한 소명을 받들어 집권여당 새누리당 대표의 무거운 책무를 감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김 의원이 서 의원을 앞서고 있다는 점은 양측 캠프가 인정한다. 다만, 서 의원 측은 지난 9일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김 의원을 상대로 대권도전 포기 선언을 촉구한 뒤 부동층이 자신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즉 ‘대권도전 없는 대표론’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서 의원 측은 대구·경북에서 압승을 자신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양측은 감정의 골이 깊어져 당의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 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1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양 후보는 “구태정치의 전형, 없어져야 할 정치 적폐”라거나 상대 후보 이름을 거론하면서 “당 대표는 막아야 된다”는 등의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둔 듯 김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입었던 모든 상처를 털어내겠다. 특히 서청원 의원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고, 서 의원도 “다른 후보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면 양해를 구하고, 선거 끝나면 당 화합을 위해 앞장 서 노력하겠다”면서 당의 화합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새누리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대표 최고위원)를 포함해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다. 1·2위를 다투는 서·김 의원은 이미 최고위원에 선정된 것과 다름없다. 나머지 이인제 홍문종 김을동 김영우 김태호 김상민 등과 박창달 전 의원 중 3명이 최고위원에 선출된다.
최고위원 2자리를 놓고 이인제 의원과 홍문종 의원, 김태호 의원이 각축적인 벌이고 있다. 그 뒤로 김영우 의원과 김상민 의원, 박창달 전 의원이 맹추격 중이다. 이들은 전당대회 현장에서 정견발표를 통해 대의원을 상대로 마지막 표심에 호소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 구성에 따라 당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간 역학관계는 물론, 당·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정치권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