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탈출 게임을 야외에서 즐기는 이색 여행 [올댓트래블에서 만나요]

여행과 게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
크라우드펀딩 성공으로 잠재력 증명
지역 상권과 협력해 경제 활성화도
다국어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 공략
  • 등록 2024-11-08 오전 6:00:01

    수정 2024-11-08 오전 6:00:01

대전 유성구 어은동을 배경으로 한 ‘안녕마을 실종사건’ 콘텐츠 (사진=팬블러 제공)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방에 누워서 손가락만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넓은 야외에서 지인들과 함께 여행하며 게임처럼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까.

2020년에 설립된 팬블러는 여행과 놀이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는 스타트업이다. 젊은 층에 인기 많은 실내 방 탈출 게임을 야외에 구현한 것이 특이한 점이다. 배현혜 팬블러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 소규모 그룹이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야외형 미션 여행은 여행지에서 ‘무엇을 볼까’라는 고민을 해결해 줍니다.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요 관광지와 숨은 명소를 발견할 수 있죠. 지역의 스토리텔링과 맞춤형 미션을 엮어 여행자가 직접 움직이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찾는 것이 장점입니다.”

2022년에 출시한 ‘안녕마을 실종사건’ 은 대전 유성구 어은동의 주요 명소를 탐험하면서 동물 친구들의 요청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콘텐츠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목표액의 500%를 초과 달성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콘텐츠를 즐기던 유저들이 실제 장소를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팬블러는 ‘안녕마을 실종사건’의 플레이어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지역 상권과 협업해 제공했는데, 소비 금액만 약 2300만원에 달했다.

‘안녕마을 실종사건’의 미션 (사진=팬블러 제공)
배 대표는 사업의 차별점으로 여러 개의 콘텐츠를 상호 연계한 것을 꼽았다. 먼저 온라인으로 접한 스토리를 오프라인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전 서구 만년동을 배경으로 제작한 ‘만년RPG’ 시리즈의 경우 플레이어가 온라인에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추후 지역을 직접 찾아가 대전의 만년동과 수목원 2개 장소를 탐험해야 이야기의 진짜 완결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행객이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팬블러의 콘텐츠를 즐긴 여행자들은 ‘그동안 마을을 자주 다녔어도 몰랐던 장소를 발견했다’, ‘오랜만에 힘든 줄 모르고 신나게 돌아다녔다’는 후기를 올리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경험자들이 SNS에 올린 후기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유입으로 이어지며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향후 팬블러는 제천·단양 지역을 배경으로 한 신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천 콘텐츠인 ‘여운 끝에 행복 하나’는 지난 10월 출시했다. 단양편의 경우 11월 말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제천과 단양의 주요 명소를 배경으로 탈출한 여우를 잡는 것이 주요 미션이다. 지역 방문객 증대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배현혜 대표는 여행 트렌드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계속 제공해 지역 관광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어 외에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도 서비스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더 발전시켜 이색적인 한류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충북 제천을 배경으로 한 ‘여운 끝에 행복 하나’ 플레이 티켓 (사진=팬블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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