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영국' 브렉시트로 본 '핵심키워드 5'

  • 등록 2016-06-26 오후 3:39:10

    수정 2016-06-26 오후 3:39:10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전세계가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렉시트 후폭풍으로 영국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혼돈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를 책임지고 오는 10월 사임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은 260만 명 이상이 서명했고 일부 국민은 런던 독립까지 주장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유럽공동체의 분열을 가속하고 있다. EU 회원국인 프랑스, 네덜란드, 슬로바키아의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세계를 뒤흔든 브렉시트의 핵심 키워드를 짚어봤다.

리스본 협약50조

리스본 조약은 2007년 EU 27개국 정상이 서명해 발표한 유럽연합 개정조약이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EU 탈퇴에 대한 규정을 다룬다. 영국이 EU 이사회에 탈퇴를 통보하면 그 시점으로부터 2년간 50조에 따라 EU 회원국들과 관세, 규제, 국가 간의 이동 등 전반적인 협상을 벌이게 된다. 2년 내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탈퇴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국이 다른 27개 EU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탈퇴하기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EU 이사회와 영국의 합의로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AFPBBNews
셍겐조약

셍겐조약은 유럽 내에서 EU 회원국 국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여권검사 면제 등을 통해 국경철폐를 선언한 국제조약을 말한다. 유럽대륙 내 국경개방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브렉시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 내 국가 선수들이 앞으로 영국에서 뛰기 위해서는 발급이 까다로운 워크퍼밋(취업비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EPL에 외국인 선수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로더럼 사건

이른바 ‘로더럼 사건’은 브렉시트의 도화선이 됐다.

로더럼에 거주하는 파키스탄 무슬림 이민자들이 1997년부터 2013년까지 1400명의 영국 백인 소녀들을 성폭력 한 사실이 2014년 밝혀진 것. 이 사건으로 반이민 정서가 확대됐고 대대적으로 ‘난민 반대 운동’이 펼쳐졌다.

‘로더럼 사건’에 분노한 영국 국민들은 독립당(UKIP) 주장하는 ‘이민 난민 추방’에 동의했고 브렉시트를 선택하게 됐다. 설문조사 결과 브렉시트를 찬성한 응답자 중 52%가 이민자 문제가 브렉시트를 택한 주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시트·프렉시트·슬렉시트

사진=AFPBBNews
브렉시트 후폭풍에 EU 국가들이 도미노식 이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프랑스,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극우 정당이 EU 탈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브렉시트를 반겼다. 작년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뒤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며 프랑스도 EU 탈퇴(프렉시트)를 촉구하고 있다.

네덜란드 극우 정당 역시 네덜란드의 EU 탈퇴(넥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 극우 정당도 유럽 연합의 난민 정책을 지적하며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슬렉시트) 청원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전했다.

청원운동 확산

영국의회에는 브렉시트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에 26일 현재 260만명 이상이 서명하며 재투표가 성사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원은 청원자가 10만명이 넘으면 의회 논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에 대해 BBC는 ‘의회에서 논의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조치를 해야 한다고는 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며 재투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사진=체인지
브렉시트 재투표에 이어 런던도 독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청원사이트 ‘체인지’에는 사디크 칸 런던 시장에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EU에 재합류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26일 오전 현재 16만여 명이 서명해 목표치인 2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렉시트 결과에 독립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제2차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스코틀랜드 의회에 독립 국민투표를 치를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웨일스와 북아일랜드에서도 독립 운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레이트 브리튼’으로 불리던 영국이 잉글랜드만 가진 외로운 섬나라로 전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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