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KT 직원이 연루된 3100억 원의 초대형 사기대출 사건의 여파로 발생한 자금난 때문이다. 하지만 KT ENS는 2012년 매출 5006억, 영업이익 72억, 당기순이익 46억을 올리는 등 건실한 사업구조를 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KT그룹이 KT ENS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루마니아 태양광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원래 NH농협증권에서 투자사를 모집했는데 실패한 것. 최근 발생한 사기대출 사건의 여파다.
3월 12일 만기 도래한 루마니아 태양광사업자 PF의 기업어음(CP) 491억은 1차 책임자인 SPC(특수목적법인)이 상환해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해 지면서 지급보증을 한 KT ENS가 떠안게 됐다.
CP 판매 주관사가 KT ENS에 상환을 요구하면서, KT그룹으로서는 KT가 KT ENS 증자 등에 참여해 돈을 지원하거나 KT ENS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했다.
KT그룹 관계자는 “KT ENS를 지원할 500억 원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담보 불확실성 등으로 KT 주주들에게 시비가 걸릴 위험이 있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관사가 루마니아 태양광 사업에 대한 담보 확보를 하지 않는 등 일부 사업장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돼 KT의 자금 지원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게다가 사기대출 사건으로 회사 측 책임이 인정될 경우 이후 벌어질 법정 분쟁에서 수백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KT가 KT ENS에 자금을 지원하면 대표이사 배임죄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 ENS 측은 이런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통해 현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지난 2월 20일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453 억원의 CP 상환요청을 받았는데, 이는 3000억 원대 금융대출 사기사건이 발생한 직후였지만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는 등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부연했다.
강석 KT ENS 대표이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갑작스런 금융권의 투자경색 분위기를 설득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선택, 협력사와 투자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최대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 협력사 및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KT그룹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회사에서 근무하다 일부 직원의 실수로 별안간 법정관리 회사에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또한 법원에서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업 청산과 자산 매각에 들어가게 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출 사기 수사는 진행 중
KT그룹이 적자가 아닌 자회사에 대해 증자 등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게 얼마전 발생한 대출 사기사건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와지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수사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면서 “이번 법정관리 신청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협력업체 중앙티앤씨 대표 서 모(46)씨를 붙잡았고, 서씨와 함께 사기 대출을 저지른 다른 협력업체 대표 2명은 구속했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KT ENS는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등의 해외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었으며, 2012년 매출 5006억 원, 영업이익 72억 원, 당기순이익 46억 원을 올렸다. 작년 9월 기준 396명(임원제외)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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