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수장들과 여야 정치권 대표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함께 했다는 자체가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경제민주화 법안등을 둘러싼 정치권과 경제계의 소통과 대화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경제활성화와 민생 회복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면서도 각론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만 재확인했다. 정치권과 경제계의 입장 차이는 물론 여야간의 이견도 그대로 노출됐다.
다만 이날 정치권과 경제계 대표들은 경제민주화 및 활성화 법안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실무협의체를 운영키로 합의했다. 실무협의체는 양당의 정책위의장과 경제5단체 상근부회장들을 구성원으로 해 운영키로 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빠르면 12월 중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경환 원내대표는 “부동산 활성화법안과 외국인 투자촉진법은 여야간에 이 자리에서 합의를 하자”고 민주당 측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전 원내 대표는 “오늘 회의에서 바로 결정하기는 힘들다”며 “실무협의를 통해 추후 추진해 나가자”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과거에는 경제문제가 가장 중요했지만 이제는 사회의 양극화나 노동 환경같은 문제도 중요하다”면서도 “경제가 어려워서 국민과 기업인들이 관련 대책의 조속 입법 및 시행을 바라고 있는 점을 감안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경제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관련법과 외국인 투자촉진법의 조속한 통과를 (정치권에) 요청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금 경제활성화 관련한 입법의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시점이야 말로 국회가 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더욱 살려서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막중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경제 입법 하는데 있어서 여건이 변화고 세상이 바뀌어 처음 의도한 바와 다른 효과가 날 때에는 빨리 보완하고 수정해야 한다”며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이라며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조속한 입법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이 자리가 헌정 사상, 경제계 역사상 최초라는 언급에 놀랐다”며 “오죽했으면 그동안에 국회와 특히 야당과 경제계가 대화가 단절되고 소통과 대화가 부족했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하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의 이윤 추구는 중요하지만 경제주체간 상생은 더 중요하다”며 “불행하게도 재벌들은 국민로부터 존경받지는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어디 있을지 서로간에 되짚어 볼 때가 됐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기업들은 연초 계획한 투자를 차질 없게 집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회에서도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환경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허 회장은 이어 “현재 국회에는 투자확대와 관련된 다수 법률안이 계류된 상황”이라며 외국인투자촉진법안과 학교 주변 호텔 설립 허용하는 관광지 진흥법안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은 “우리의 교역수지 흑자가 최근에 국제 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대외적인 신인도를 유지시키는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이런 우리의 교역수지 경상수지 흑자가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킬수 있도록 특별히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정치권에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들은 무조건 중소기업만 지원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중소기업도 사업할 수 있도록 하는 균형 잡힌 기업환경을 만들어 달란 것”이라며 “최근 일감 몰아주기 과세도 대기업의 증여세나 편법상속에 대한 방지를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오히려 중소·중견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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