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030200) 회장이 결국 검찰의 칼날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긴급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했다. 버티다가는 KT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이사회에 사의를 밝힌 뒤 3만 5000여 명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사의 표명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검찰의 칼 끝은 참여연대가 고발한 부동산 배임 건 외에 위성매각 자금의 비자금 사용 여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 전방위 수사…위성매각 ‘자금흐름’도 의심
무궁화위성2호, 3호 매각 대금의 비자금 조성 여부 역시 수사 대상으로 알려졌다. KT는 홍콩의 위성서비스업체 ABS(Asia Broadcasting Satellite)에 위성을 팔면서 HSBC(홍콩상하이은행)을 통해 매각 대금을 정상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그룹의 자산 및 구매를 담당하는 GSS 박 모 부문장과 권 모 전무 집무실을 털었다. 앞선 압수수색에서는 이 회장 자택과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KT샛 대표이사) 집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GSS 부문장은 코퍼레이트센터 전략기획실장직도 겸하고 있으며, 김 코퍼레이트센터장은 KT계열 위성사업 전문업체인 KT샛 대표도 겸한다.
따라서 1차 압수수색 당시 김 센터장 집을, 2차에서 GSS부문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위성매각 과정의 자금 흐름 조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 새 CEO 결정 때까지 근무…이사회, 후임 작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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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8년 남중수 전 사장이 ‘KT-KTF 납품비리 혐의’로 물러날 때는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의사가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이었던 이 회장이 주변의 설득으로 사추위의 후보 신청에 임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 및 이상득 전 의원과의 교분 등이 영향을 미쳐 KT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역시 KT CEO 선임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KT 관계자는 “당시 이 회장은 경쟁사 임원 경력자도 대표이사가 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면서 왔는데, 이번에는 물망에 오르는 삼성 출신과 전·현직 관료가 아니라 KT 출신이 차기 CEO를 맡아 흩어진 임직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새 정부가 최근 드라이브를 걸어온 공기업 수장에 대한 물갈이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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