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법정관리]법원行 택한 동양, 어떻게 되나

법원, 회생·청산 판단에 그룹 명운 걸려
채권·채무 동결..당장 파산위기는 넘겨
회생시 현회장 경영가능..네트웍스 부상
  • 등록 2013-09-30 오전 10:45:20

    수정 2013-09-30 오전 10:49:07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법원에 일부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동양그룹은 이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재기할 수도 있으나 기업이 완전히 청산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법정관리..이후 절차는

동양그룹은 30일 ㈜동양(001520),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3개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등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한 그룹내 다른 계열사는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경영개선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자금경색과 위기여론의 심화로 투자자보호의 최종적 근간이 될 자산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어 이를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신청 배경을 밝혔다.

동양그룹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그룹의 운명은 법원의 판단에 결정되게 됐다. 기업회생절차는 법원 관리 아래 진행되는 기업 구조조정 절차로 해당 기업을 살리는 것이 청산할 때 가치보다 높고, 갱생 가망이 있다고 판단될 때 진행된다.

만약 법원이 동양그룹의 회생 가치가 청산 때 보다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이들 3개 계열사는 매각 등의 절차를 거쳐 청산되게 된다.

◇법정관리 카드 전격 꺼낸 이유

법원이 기업의 회생가치를 판단하는 시간은 1~3개월 정도로 이 기간 동안 기업의 채권·채무는 동결된다. 이 때문에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린 동양그룹이 파산 위기를 넘기기기 위해 기업회생절차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시장 관계자는 “동양이 이달말 돌아오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을 막는다 하더라도 다음달 또 수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돼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회생철자 신청으로 3개월 정도의 시간은 벌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 38위인 동양그룹의 위상상 법원이 기업 청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동양이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든 이유로 풀이된다. 일단 법원의 관리 아래 위기를 극복하면 경영권 등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기업회생 절차 신청에 앞서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이 극도의 혼란상황이 아닌 철저한 계획과 질서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제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 하루속히 신뢰를 회복하고 우량금융회사로 거듭나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네트웍스 그룹 중심으로 부상

그룹 지주사격인 (주)동양과 (주)동양의 최대주주인 동양레저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동양그룹은 당분간 비주력 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동양네트웍스(030790)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양네트웍스는 현재현 회장이 80% 지분을 보유한 동양티와이머니가 23%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내 계열 유통 및 SI(시스템통합) 업체다. 동양네트웍스는 자회사로 동양온라인, 동양생명과학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주)동양 등 주력 계열사가 무너질 경우 동양그룹은 동양네트웍스를 지주사로 한 소규모 기업으로 재편되게 된다. (주)동양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동양파워를 비롯해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등의 주요 계열사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유동성 위기가 동양네트웍스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계열사 꼬리자리기 식으로 동양네트웍스를 지킬 경우 동양네트웍스는 이번 위기에서 한발 비켜날 수 있다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동양네트웍스가 최근 그룹내 자산을 잇달아 매입하고 현 회장의 장남 승담씨가 네트웍스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룹내 위상이 크게 격상됐다”며 “동양그룹이 공중분해되더라도 오너 일가가 동양네트웍스를 중심으로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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