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 신설과 해외판매법인 지원, 신차개발,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한 자금수요가 계속되고 있다. 이 자금을 외부차입에 크게 의존하면서 기아차의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5조6300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당연히 조달비용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순이자비용은 1920억원으로 전년대비 115% 급증했다. 자동차산업 침체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이 둔화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달비용을 낮추지 않고선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기아차는 단기차입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말 현재 장단기 차입구조는 60대 40 정도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기아차가 연내 갚아야할 기업어음(CP) 금액만 67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된 상태에서 주요 기업들이 차입구조 장기화를 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아차도 BW 발행으로 서둘러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가희석 부담이 만만치않다. 현재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7000~8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보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기아차 보통주의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행사가격을 전일 종가 기준으로 했을 때 4000억원 전액이 신주로 발행된다면 늘어나는 보통주가 5400만주에 달한다. 이는 현재 기아차 발행주식수의 15%에 이르는 규모다.
기아차가 BW 발행으로 떠안아야할 부담은 또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시 대주주의 지분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보유현금이 5조원이 넘는 점을 감안할 때 금액 자체가 큰 부담은 아니지만 대주주 지원 없이도 독자생존할 수 있는 기아차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미국 조지아공장 투자가 끝나는 올해를 정점으로 기아차의 투자부담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고 있어 기아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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