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사장추천위원회가 이석채 후보를 추천한 뒤, KT는 이석채 체제를 맞을 준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우선, 남중수 전 사장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사의를 표명했다. 윤정로 이사회 의장을 비롯 5명이 사퇴하기로 했고, 이창엽 고정석 이사만이 이사회 운영을 위해 잔류한다. 5명의 사외이사 사퇴는 남중수 전 사장이 리베이트 등으로 구속, 사퇴하면서 이사회 멤버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함께 진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여기에 새로운 사장이 새로운 체제를 이끌도록 배려한 측면도 있다.
오는 1월로 예정된 임시주총이 별탈없이 진행되면, KT는 이석채 사장과 새 사외이사들이 끌고가게 된다.
이석채 후보도 이미 비공식적으로 KT 경영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메일을 통해 각 사업부마다 2페이지짜리 업무 현황을 보고 받았다.
사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거세게 일었던 정관 논란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사회가 지난달 25일 경쟁업체 임직원도 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변경안을 주총에 상정키로 합의한 자체가 내부 논란이 이미 정리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KT 내외부에서는 '사장 자격 논란'보다 '새로운 체제에 대한 전망과 분석'이 대세다.
힘있는 사장이 와서 민영KT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외풍을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나온다. 이석채 후보 스스로가 추천 과정에서 자격논란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으니 누구보다 이 부분에 신경을 쓸 것이란 기대다.
무엇보다 KT 내부나 업계의 이목은 이석채 체제가 어떤 경영전략을 펼칠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크게 두가지 이유다. KT가 통신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KT가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업계 전체가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 하나는 KT가 처한 상황이 어느때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KT는 수년간 매출 12조원 벽을 넘지 못한 채 수익은 악화일로다. 기존 주요사업은 시장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데 똑부러진 성장동력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실상 차기 사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석채 후보 본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석채 후보 측근 인사들에 따르면, 이석채 후보는 크게 세가지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남중수 전 사장 시절 강하게 추진했던 KTF와의 합병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올 한해 KT는 많은 인력을 투입해 합병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남중수 전 사장에 대한 검찰수사설이 나오면서 합병작업은 올스톱됐다.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합병을 진두지휘할 CEO가 발이 묶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남 사장이 퇴진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자연스레 합병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로 모아졌다. 일단 이석채 후보도 합병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후보는 또 직원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임직원들은 현재 검찰수사, 새 사장 논란, 합병추진 등으로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흩어진 임직원들의 뜻을 한곳으로 모아 KT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는 작업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같은 이석채 후보의 방향이 앞으로 어떻게 구현될 지 주목된다. 또 이석채 후보의 경영방향에 대해 KT 임직원과 경쟁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도 관심이다.
그 첫번째 시험은 1월로 예정된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이다. 주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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