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 주력수출품 경쟁력 하락, 보호무역 여파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현대차(005380) 파업,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7 리콜 등 국내 돌발 변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대차 파업을 하반기 수출의 최대 리스크(불안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대로 가면 올해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계속돼 국내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업 -2.6%p, 휴대폰 -0.9%p 돌발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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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현대자동차 파업 △갤럭시노트7 리콜 △석유제품·석유화학 정기보수 확대 △추석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선박 인도 감소 등의 요인이 작용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9월 수출에는 파업, 리콜 등 국내 돌발요인에 따른 여파가 컸다. 산업부에 따르면 자동차 파업(-11.4억달러,-2.6% 포인트), 휴대폰 수출 감소(-3.7억달러,-0.9% 포인트), 석유제품·석유화학 정기보수 확대(-1.8억달러,-0.4% 포인트), 한진해운 물류차질(-0.2억달러,-0.05% 포인트)에 조업일수 감소(-10.1억달러, -2.3% 포인트), 선박 인도물량 감소(-3.5억달러,-0.8% 포인트) 요인까지 겹쳤다.
다만 한진해운 사태가 9월 수출 실적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통관 기준으로 수출 실적이 집계되는데 한진해운 관련 물량은 통관을 이미 거친 뒤 하역에 문제가 발생한 게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주력품 13개 중 10개 감소, 中 수출 15개월째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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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수출품목의 부진도 여전했다. 13개 주력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선박, 석유제품 등 4개 품목이 전체 주력 수출품목 감소액의 93.9%를 차지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27.9%)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자동차(-24.0%), 가전(-18.0%), 선박(-13.6%), 석유제품(-13.4%), 철강 (-4.1%), 평판 디스플레이(-3.7%), 반도체(-2.6%), 일반기계(-0.2%), 석유화학 (-0.1%) 순으로 감소했다. 최근 공급과잉 업종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철강은 현재 수출물량·단가는 증가세이지만 미국 등 수입규제 여파로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부품·SSD 수출 증가로 컴퓨터는 수출이 전년대비 13.3% 증가, 재작년 12월 이후 월간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은 완성차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3.5% 수출을 기록, 작년 10월 이후 최대 수출 기록을 보였다. 섬유도 고부가 제품(LMF)과 스판덱스 설비 증설로 물량이 늘어 0.2% 수출이 늘었다. 화장품은 대(對)중국, 아세안 수출의 증가세로 사상 최대 실적(4.2억달러)를 기록했다.
주형환 장관 “현대차 파업 철회해야”
하반기 수출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산업부는 “세계경제·교역 저성장, 미국 금리 인상, 자동차 파업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 지속 가능성 등 하방 리스크로 인해 향후 수출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는 하반기 수출의 최대 악재로 파업 여파를 꼽았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1일 통화에서 “어쩔 수 없는 국외 외생적 변수를 제외하면 자동차 파업이 우려되는 리스크”라며 “분기별 수출 감소율이 줄고 있어 수출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데 이런 요인이 발생해 향후 수출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자동차 파업으로 9월에는 11억4000만달러(-2.6%포인트), 8월에는 9억2000만달러(2.4%포인트) 수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현대차는 임금협상 문제로 지난 7월 19일 부분 파업을 실시해 오다 지난달 26일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섰다.
앞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파업은 수출회복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어려운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노 측은 명분 없는 지나친 파업을 철회해 빠른 시간 내에 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고 회사 측도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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