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한반도 북부 등지에서 주로 분포하는 북방식 고인돌이 일본 규슈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조사 참여 복기대·우장문·전성영)는 지난 4~11일 규슈 시가현의 고인돌 유적을 조사한 결과 북방식 고인돌 1기를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일본의 가장 남쪽인 규슈지역에서 중국 랴오둥지방과 한반도 북부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북방식 고인돌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일본 고인돌은 주로 전라도 지역의 남방식 고인돌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은 이 고인돌을 남방식 중 하나인 횡혈식 석실고분이라고 알고 있었으나 연구소는 북방식인 ‘탁자식’ 고인돌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해당 고인돌은 중국의 탁자식 고인돌인 ‘스펑샨’ 고인돌처럼 산의 끝 구릉에 있다. 현재 편평한 덮개돌이 굄돌에 기댄 채 남아 있기는 하나 굄돌의 모양과 형식은 탁자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인돌이 만들어진 시기는 기원전 3세기 이전으로 추정한다. 고인돌 전문가이자 용인대지중 수석교사인 우장문 박사는 “일본의 고인돌이 전라도지역 고인돌의 영향을 주로 받았다는 통설에서 벗어나 고조선지역인 중국랴오둥 반도와 한반도 북부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발견은 “일본의 청동기시대인 야요이시대 문화가 고조선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열어준다”고도 덧붙였다.
복기대 인하대 융합고고학 교수는 북방식 고인돌이 일본 남부지역에서 발견된 것에 대해 “고조선 시기 우리 민족이 일본으로 직접 이주해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도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번에 발견된 고인돌 인근에 또 다른 탁자식 고인돌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