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장을 두고 모토로라와 경쟁을 벌였던 노키아,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HTC 등 주요 제조업체 외에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두고 구글과 경합했던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손익계산으로 분주하다.
15일(현지시간) 구글은 지난 1월 분사한 뒤 휴대폰과 셋톱박스를 생산하고 있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총 1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별도의 사업부로 경영할 계획이다. ◇ "1차 피해자는 LG전자" 구글의 '깜짝 발표'에 삼성전자와 HTC,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자리를 잡은 업체들은 영향이 크지 않겠으나, 모토로라와 경쟁하던 LG전자 등 하위 업체들의 위상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기자와 만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삼성전자는 자체 OS도 가지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OS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업은 단순히 OS로 결정되는 사업이 아니다"고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전략에 대한 '실기' 탓에 여전히 적자인 LG전자로서는 이번 인수가 또 하나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구글과의 협력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국계 IT업체 한 고위관계자는 "기존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있어 보이나 그 중에서도 특히 LG와 같은 하위 업체들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껄끄러운 삼성·LG…"장기영향 우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번 인수가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중·장기적으로는 구글이 모토로라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 야심을 드러낼 경우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전자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인수로 양사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노키아 역시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노키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윈도폰 생태계에 거대한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휴대폰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기존 스마트폰 시장을 크게 보면 애플과 구글의 OS 경쟁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약 가능성이 강하게 대두됐다는 점에서 시장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존 전통적인 전자업계 강자보다 애플, 구글 등 태생이 다른 업체들이 전 세계 전자업계를 좌지우지하는 형국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