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의료진 있고 가깝다…몽골서 핫한 ‘K의료관광’

몽골, 전체 방한 의료관광객 중 5위 진입
2019년과 비교해 23% 증가하며 확대 중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해외로
한국의료관광대전, 실질 의료관광객 유치해
나흘간 대전으로 추정된 매출액 약 10억원
행사 통해 한국의료관광 위상 강화할 예정
  • 등록 2024-09-13 오전 8:31:30

    수정 2024-09-13 오전 8:41:39

몽골 다르항 내 최대 규모의 학교인 ‘어유니 이레두’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교육의료관광 홍보 설명회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한국의 높은 의료기술을 보유한 병원 관계자를 몽골에서 직접 만나 상담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상담 후 아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위해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몽골에서 열린 ‘한국의료관광대전’에 참석한 2017년생 어드에르덴 군의 어머니는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려서 더 많은 몽골인이 건강을 되찾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의료관광 분야에서 몽골은 더 이상 생소한 나라가 아니다. 2023년에는 2만 2080명의 몽골 의료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전체 방한 의료관광객 중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6% 증가한 수치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3% 증가한 것이다. 특히 몽골은 인구(350만 명) 대비 방한 의료관광객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몽골 의료관광객은 중증 치료를 넘어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경증 진료를 위해서도 방한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몽골은 아직 의료기술이나 시설이 부족해 많은 국민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몽골인에게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 서구권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등에서 매력적인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몽골 ‘한국의료관광대전’, 실제 방한 계약으로 이어져

지난달 30일에 샹그릴라 울란바토르 호텔에서 열린 의료관광 트래블마트 현장 (사진=한국관광공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처럼 급성장하는 몽골의 의료관광 수요를 체계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울란바토르와 산업도시 다르항에서 ‘한국의료관광대전’을 개최했다.

이번 한국의료관광대전은 몽골 내 의료관광 잠재 수요를 발굴하고 실질적인 계약을 성사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흘간 한국의 의료기관 및 유치업체 29개사 70여 명이 몽골 현지로 건너가 방한 희망자 약 1100명과 상담을 진행했고 몽골 정부, 의료기관, 여행사, 기업체 관계자 약 100명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를 통해 총 2031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현장 계약 204건, 업무협약(MOU) 17건이 체결됐다. 행사를 통해 추정된 매출액은 약 10억원에 달하며, 향후 2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한국의료관광대전은 단순히 한국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넘어 실질적인 방한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한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행사 기간 중 현지 기관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대형 기업체 및 학교 교직원과 학생 의료관광객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울란바토르 샹그릴라 볼룸에서 열린 의료관광 상담회는 몽골 최대 구리광산 기업 ‘오유톨고’를 대상으로 했다. 세계 3대 구리 광산 중 하나이자 2만 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오유톨고의 임직원과 가족으로부터 사전 신청을 받아 방한 의료관광 희망자 300명을 선정하고, 일대일 상담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같은 날 열린 한국의료문화관광의 밤 행사에서는 인플루언서를 초청한 의료관광 토크콘서트, 한국 전통주와 K푸드 체험존 운영 등 한국의 문화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몽골 중산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유치 사업도 추진했다. 지난 31일에는 울란바토르 내셔널가든파크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몽골의 중산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상담회를 열어 약 400명의 방한 희망자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석윤지 서울대학교병원 국제진료팀 마케팅코디네이터는 “진료를 위해 한국 방문 계획이 있는 몽골 환자들을 주 타깃층으로 한 사전 홍보와 선별을 통한 시장 세분화로 당초 목표했던 병원 홍보 및 환자 유치, 신규환자 유입 등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의료관광 상담회가 열린 다르항 그랜드야크호텔 연회장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의료관광대전은 몽골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다르항에서도 이어졌다.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현지 기업 임직원을 비롯해 학교 관계자, 학부모 등 300여 명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상담이 진행됐다. 특히 비자 발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학생 단체를 유치하기 위해 다르항 최대 규모의 학교인 ‘어유니 이레두’(약 5500명)를 비롯해 고학비 사립학교인 ‘엠파티’(약 700명)의 교직원·학부모·학생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상담을 열었고, 청소년 대상 의료관광 상품의 개발도 최초로 추진했다.

또한 몽골의 주요 은행인 ‘TDB’와의 업무협약 체결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향후 TDB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한국의료웰니스 관광지 방문 및 결제 시 3~10%의 할인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몽골의 고소득층 방한 수요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다변화로 올해 의료관광객 70만명 유치 목표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2019년 대비 약 84.5% 회복된 70만 명의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몽골을 비롯해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근거리 시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태국, 베트남, 필리핀, UAE 등 신흥 시장을 집중 공략해 의료관광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한 미용치료, 한방, 건강검진 등 경증 진료과목을 핵심 테마로 선정해 의료 기술과 관광을 결합한 융합상품을 개발하며 고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주요 시장에서 한국의료관광의 위상을 강화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주요 행사는 미국 애틀란타 로드쇼(10월5~6일), 인도네시아 의료웰니스관광대전(10월 31~11월 3일), 대만 국제관광박람회(11월 1~4일) 등이 예정돼 있다.

이학주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기존 병원 위주 지원에 더해 관광에 더 초점을 맞춰 진정한 ‘의료관광’의 파이를 키우겠다”며 “앞으로도 몽골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료관광을 더욱 널리 알리고, 의료관광객들이 한국의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열린 ‘한국관광공사-몽골 다르항올도 간 의료관광 및 인센티브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이학주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사진 왼쪽)과 아즈자르갈 다르항 도지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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